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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May 11. 2022

기다림에 지친 너에게

- Drive My Car (Cassette) 

엄마 아빠는 언제 집으로 돌아올까?

기다리다 지쳐 소파에서 잠들어버렸다.


언제까지 이렇게 남들 따라 공부해야 하나 고민하며

늦은 밤 학원 버스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여덟 시가 넘어가는데 아직도 회사에 남아있다.

집에 가면 열 시쯤 되려나?


어린아이 일 때도, 학생일 때도, 회사원일 때도

몸만 다를 뿐 마음은 한결같았다.


언제쯤 마음 편히 쉴 수 있을까

현실에 치여 마음 놓고 울 수도 없었다.


지금은 널 보며 네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서운함만 느끼지 않을까 사뭇 걱정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기다리다 지쳐 잠든 널 보며

다음번엔 눈치 보여도 일찍 오기로 다짐하고


힘든 거 뻔히 알지만, 남들 다 하는 거 안 해주면

나중에 힘들어질까 봐 악당을 자처했다.


퇴근 시간에 맞춰 찌개에 불을 켜고 끄기를 반복하고

잠들지 않기 위해 소파에서 널 기다렸다.


너에게도, 나에게도, 그리고 나의 엄마에게도

기다림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지 알기에


언제든지 품 안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마음속에 이부자리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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