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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Sep 15. 2020

Ep.39 타투 매장 첫 방문


만나기로 한 친구가 생각보다 일이 늦게 끝나게 되어 친구가 일하는 가게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처음으로 가는 놀러 가는 곳이기에 빈손으로 가면 안 될 것 같아 간단한 빵을 사 갔다. 

카운터에 있는 사람에게 어색한 인사를 마치고 가게 안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친구를 기다렸다. 매장 내부 인테리어 소품들 클래식했다. 오래된 포스터, 차 번호판, 포스터 등 개별적 두면 지저분해 보일 수 있을 텐데  다 같이 모아두니 분위기 있어 보인다.  


카운터에 도착하자 장갑을 벗고 나오는 친구의 모습이 너무나 멋있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타투를 받는지 궁금하긴 했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벽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걸려있는데 현재 근무하는 타투 리스트들이 직접 도안한 그림들을 걸어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각 섹션마다 그림 스타일이 다른 것 같다. 



매장을 구경하면서 남아있는 직원들과 간단한 인사를 했다. 두 분은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타투 리스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날은 이분들이  그린 도안을 보고 실제로 사람들에게 했을 경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대해서 알려주고 있었다고 한다. 이 단계가 넘어가면 돼지가죽을 이용해 본인이 디자인한 그림을 직접 시술해본다고 한다.  








친구의 작업실로 들어가자 피부 마사지 샵에서 볼법한 큰 베드와 다양한 색상의 염색약을 볼 수 있었다. 벽 쪽에는 총 처럼 생긴 도구들이 전시되어있어서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물어보자 갑자기 캐비닛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왔다.  뭘 꺼내는지 궁금해서 뒤에서 몰래 봤는데 기절할뻔했다.   성인 남성 한 뼘 정도 되는 크기의 바늘이 있었다. 이것을 기계에 장착하면 새끼손톱만큼 바늘이 왓다갔다 움직인다고 하는데 저 바늘이 내 몸을 뚫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바늘 종류도 다양했다.  실처럼 얇은 바늘이 있는가 하면 상어 이빨처럼 뾰족한 바늘들도 있었다. 벽에 전시되어있던 것은 모터였다. 바늘을 기계 안에 넣고 버튼을 누르자 모터 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바늘이 왔다 갔다를 반복했다.  만지기만 해도 구부러질 것 같은 바늘이 저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니 몸을 뚫을 것만 같았다. 

이게 내 피부를 뚫고 간다고 생각하니 타투를 받지 않았지만 벌써 받은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몇 년 전 눈썹 문신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추천을 받아 뭣도 모르고 시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간단한 상담을 끝내고 나의 얼굴형에 어울리는 눈썹을 추천해주었다. 그 후 마취크림을 바르고 아무 생각 없이 배드에 누워있었다. 시간이 지나 마취 크림을 닦고 본격적으로 눈썹 문신을 들어가는데 생각지도 못한 통증에 깜짝 놀랐다. 


마취를 한 덕분인지 참을만했지만 날카로운 칼날 때문인지 시술 내내 모든 신경은 눈썹으로 향했다.  특히 눈썹 꼬리 부분은 살이 연해서 일까? 다른 곳보다 더 통증이 느껴졌다.  한쪽이 다 끝났을 때 다른 한쪽은 안 받고 그냥 가고 싶다고 하자 문썹해주시는분은 엄살 부리지 말라며 웃기만 하셨다. 


' 난 진심이었는데... '  


마지막 작업이 끝나고 결제를 하는데 3주 뒤에 리터치를 하러 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다시는 눈썹 문신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눈썹 색상이 자연스러워지자 마음에 들어서 주변 친구들에게 고통은 잠시뿐이라며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추천을 해주었었다. 








눈썹쯤이야 눈 딱 한번 감고 침대에 누우면 1년이 편해지는데 그 정도는 이제 나 자신과 타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용목적이 아닌 아트적인 타투를 받는다는 것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 한번 시술하면 평생 몸에 남는 것이다 보니 선뜻하고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친구는 장난반 진심 반으로 무료로 타투해줄 테니 받을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자 아플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별로 아프지 않다며 물을 이용해 바늘 강도만 확인해보자며 팔을 걷으라는데 가지고 온 빵 던질뻔했다. 

그래도 친구 덕분에 평소에 알지 못했던 타투 리스트라는 직업과 그들이 하는 디자인에 대한 리스펙이 생겼다. 


나중에 타투할 마음이 생기면 꼭 친구에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 친구 작업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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