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400리 너머
바다는 지나덜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거기엔 어무이가 있습니다
고향은 충청도 온양의 벌말
딸이 더 많은 집안에서 소띠로 태어났지요
어무이
한 해만 늦게 태어나지 그랬소
소띠는 평생 일만 하다 죽는다는디
여적까지 일만 하고 있는 소리가
400리 밖에서 들리니
하나 있는 아들놈 하나가
밤마다 편히 눈이 안 감기요
그때 기억나셔요
스무 살 용돈 번다고
사고 나서 병원에 누운 날
가게는 지킨다고
그때 못 와서 미안 타고 했던 말
참으로 일복이 터져서
아들 아픈디 일하는 줄 알고
주변서 모진 소리 많이 들었소
어무이
크게 안 자라도 좋으니
작은 화분 꾸미는 거 좋아하는
어무이
그 화분도 추울까비 모자도 씌워주는 우리
어무이
환갑 전에 아들놈이 결혼해서
손주도 못주면 어쩌나 걱정하니
내 어무이한테 그리 말하지 않았소
어무이 같은 사람 한 명
진득하게 찾고 있으니 기다려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