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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Mar 30. 2022

400리 너머 고향에는,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400리 너머

바다는 지나덜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거기엔 어무이가 있습니다

고향은 충청도 온양의 벌말

딸이 더 많은 집안에서 소띠로 태어났지요


어무이

한 해만 늦게 태어나지 그랬소

소띠는 평생 일만 하다 죽는다는디

여적까지 일만 하고 있는 소리가

400리 밖에서 들리니

하나 있는 아들놈 하나가

밤마다 편히 눈이 안 감기요


그때 기억나셔요

스무 살 용돈 번다고 

사고 나서 병원에 누운 날

가게는 지킨다고 

그때 못 와서 미안 타고 했던 말

참으로 일복이 터져서

아들 아픈디 일하는 줄 알고

주변서 모진 소리 많이 들었소


어무이 

크게 안 자라도 좋으니

작은 화분 꾸미는 거 좋아하는 

어무이

그 화분도 추울까비 모자도 씌워주는 우리

어무이

환갑 전에 아들놈이 결혼해서

손주도 못주면 어쩌나 걱정하니

내 어무이한테 그리 말하지 않았소

어무이 같은 사람 한 명 

진득하게 찾고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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