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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Apr 07. 2022

시인이 되려는 남자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여기 시인이 되려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사랑의 감정에 심취하여

끝이 나버린 사랑 앞에서

파티가 파한 자리에서 혼자 흥을 멈추지 못합니다

진정제를 맞지 않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마음으로

사랑이란 말 앞에서 펜대를 꺾어버립니다

이제는 작위적인 감정으로 남아

오롯이 습작의 단어로만 입 주변을 떠돕니다

붙잡지도 못할 사랑이라면

천 번의 기회가 다시 온들

우리의 사랑은 버려지는 B컷으로 남을 겁니다

여기 어설픈 사랑의 반찬으로

시인이 되려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연민이라는 촘촘한 감정만이

그의 앞길을 비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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