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여기 시인이 되려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사랑의 감정에 심취하여
끝이 나버린 사랑 앞에서
파티가 파한 자리에서 혼자 흥을 멈추지 못합니다
진정제를 맞지 않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마음으로
사랑이란 말 앞에서 펜대를 꺾어버립니다
이제는 작위적인 감정으로 남아
오롯이 습작의 단어로만 입 주변을 떠돕니다
붙잡지도 못할 사랑이라면
천 번의 기회가 다시 온들
우리의 사랑은 버려지는 B컷으로 남을 겁니다
여기 어설픈 사랑의 반찬으로
시인이 되려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연민이라는 촘촘한 감정만이
그의 앞길을 비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