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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Apr 07. 2022

밤의 유물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태양은 해류를 따라

저 먼바다로 떠나고 나서야

온전한 밤을 되돌려 줍니다

기다란 유물에는 왕들이 불을 밝히고

삶의 유효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붉은 불빛이 반짝입니다

반란군은 저만치 보이지 않는데

왕은 밤새 침전에 들지 못하고

구조 신호를 열렬히 보냅니다

그것이 퍽이나 안타까워

나는 연민의 눈으로

벌겋게 충혈된 안구로 주변을 배회합니다

금방 혹은 방금 시작한 드라마로 눈을 돌립니다

왕은 죽고 유물은 조금 낡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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