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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Apr 15. 2022

밤의 경계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내가 정말로 경계하는 것은

불을 끄면 또렷해지는 잔상

좁은 침대에 누워

투명한 사람을 위해서

나는 가장자리에 꼭 붙어 눕는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놓고

내게는 텅 빈 공간만 남겨 둔 채로

유령이 되어 떠나버린 잔상

잠이 들면 이른 새벽에 깨어

불면증에 괴롭다는 사람이

내 곁에 누워 긴 잠에 들고선

밤의 유령처럼

또렷한 잔상만 남겨둔 채

사라져 버렸다.

아주 강렬한 경이로움으로

퇴치된 유령이 생각날 때가 있다

어쩌면 다시 또

너에게로 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는 투명한 네 자리를

온전히 차지하고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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