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다
맹목과 이성의 전쟁
맹목은 불처럼 타오른다.
생각보다 빠르고, 생각보다 뜨겁다.
그 불길 앞에서 이성은 언제나 늦게 깨어난다.
이성은 숫자처럼 차갑지만
그 뿌리는 따뜻한 양심에서 자라난다.
그래서 맹목처럼 외치지 못한다.
늘 머뭇거리고, 돌아보고, 반성한다.
그 침묵의 틈에서 맹목은 함성을 키운다.
이성은 말한다.
“멈추어라, 그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맹목은 묻는다.
“그렇다면 네가 옳다는 증거는 어디 있느냐.”
이성은 증거를 찾으러 길을 나서고,
맹목은 이미 군중 속으로 뛰어든다.
전투의 승패는 언제나 같다.
이성은 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맹목은 이겨도 무너진다.
남는 것은 잿빛 후회와
이성의 고요한 눈빛뿐.
그 눈빛이 언젠가
또 다른 세상의 불씨를 밝히리라.
이성이 늦게 오더라도
그 발걸음은 언제나 인간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