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를 평가하는 체온계
환율의 거울 앞에서
우리는 매일 숫자 속에서 산다.
주식의 등락, 집값의 곡선, 금리의 오르내림.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먼저 세상의 공기를 바꾸는 건
‘원달러 환율’이라는 이름의 거울이다.
그 거울은 묻는다.
“지금, 너희의 돈은 얼마나 믿을 만한가.”
환율이 오르면
커피 한 잔
여행 한 번
그리고 삶의 여유가 조금씩 멀어진다.
원화의 숨이 가빠질수록
우리의 일상은 더 조용히 조여 온다.
누군가는 말한다.
집값이 오르면 부자고,
주가가 오르면 나라가 잘 돌아간다고.
하지만 환율은 그 모든 말을 웃으며 바라본다.
그는 말없이 세계와 대화하고,
우리의 신용을, 우리의 심리를,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가늠한다.
나는 가끔 이 숫자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건 단순한 경제의 공식이 아니라
세상이 우리를 평가하는 체온계 같다고.
우리의 불안과 욕망이
그 안에서 섞이고, 흔들리고,
때로는 벼랑 끝에서 춤춘다.
이 시국에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각자는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 생존의 나침반을 들고.
그래서 나는 오늘,
환율의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비춰본다.
무엇이 진짜 가치인지,
무엇이 흘러가는 소리인지 구분하려 한다.
숫자는 늘 바뀌지만,
그 안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의 중심,
그게 결국 나의 환율이 아닐까.
세상은 요동치지만
나는 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세상에 적응해 본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