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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안 팔면 만들어보자 피자빵

피자빵은 호주산이 진짜 맛있다.

by 희원

시드니에서 자란 한국인 친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여기 예전에는 피자빵 팔았던 거 같은데 요즘은 안 판다 이상해”


나는 별생각 없이 대답했다.

“그래? 그럼 만들면 되지.”


친구가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

“너, 만들 줄 알아?”

아아 나는 왜 생각 없이 말을 했을까.

순간 왜 이렇게 된 거지 싶었지만,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모르지 근데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여자 셋이 모여 피자빵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호주 마트에서 소시지를 사고, 베이크 플라워로 반죽을 준비했다.

겨울이라 발효가 잘 안 돼 전기장판 속에 반죽을 넣고 기다리며

그동안 거실에 널브러져 밀크티를 마시고 친구들과 잡담을 나눴다.


꽤 많은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좀처럼 빵은 부풀지가 않았다.

“언니 이거 언제 되는 거예요?”

“몰라 밤새야 되나”

솔직히 이제는 까맣게 잊었지만 진지했던 것 같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겨울의 밤은 금새왔고 다행히도 반죽은 조금씩 폭신하게 부풀었다.

‘어? 이거, 진짜 되겠는데?’ 하는 기대가 슬며시 올라왔다.


성형 단계에서 가위로 6번 자르며 꽃잎처럼 펼치는 순간,

서툴지만 만들다 보니 우리가 아는 피자빵 모양이었다.

“오오 우리 쫌 잘한거같아“


해가 다 져물고 이제 더이상 할말도 없을때쯤

빵이 다 만들어졌고 가루가 반죽이 되고

반죽이 피자빵의 모양으로 바뀌듯

그 시간 동안 우리가 나눈이야기가

추억이 되고 우정의 모양으로 바뀌었다.

간결한 피자빵


재료 (4~5개 분량)

강력분 300g

따뜻한 물 120ml

계란 1개

드라이이스트 5g

설탕 20g

소금 5g

올리브유 20ml

무염버터 40g (실온)


속재료 & 토핑

호주 소시지 (퀄리티 좋은 걸로)

다진 양파 ½개

캔 옥수수 3큰술

마요네즈 2큰술 (토핑 믹스용)

모차렐라 치즈

케첩, 마요네즈 (비닐봉지에 넣어 얇게 토핑)

드라이 파슬리 약간


조리법

1. 이스트 활성화

:따뜻한 물(사람온도)에 설탕 조금과 드라이이스트를 섞어 5~10분 거품이 올라오게 한다.

2. 가루 반죽

:강력분, 남은 설탕, 소금을 섞고, 이스트 물, 계란, 올리브유를 넣어 반죽한다.

3. 버터 넣기 & 손반죽

:반죽이 하나로 뭉치고 매끈해질 즈음, 실온 버터 40g을 넣고 손으로 10~15분 치대 탄력 생길 때까지 반죽한다.


4.1차 발효

반죽을 덮어 따뜻한 곳(사람온도)에서 1시간, 2배로 부풀 때까지 둔다.

5. 성형

:반죽을 4~5등 분해 둥글린 후 납작하게 눌러 타원형으로 편다.

중앙에 소시지를 올려 감싼다.

가위로 6번 반쯤 잘라 양옆으로 꽃잎처럼 펼친다.


6.2차 발효

:모양낸 반죽을 덮어 30분간 발효시킨다.

7. 토핑 올리기

:다진 양파 + 캔 옥수수 + 마요네즈 섞은 토핑을 올린다.

모차렐라 치즈 듬뿍 올리기.

케첩과 마요네즈를 비닐봉지에 넣어 얇게 지그재그로 뿌린다.


8. 굽기

:180 예열 오븐에서 15~20분 노릇하게 굽는다.

9. 마무리

:구운 뒤 드라이 파슬리를 솔솔 뿌려 완성.



오븐 문을 열자 치즈가 보글보글 녹아내리고, 소시지와 옥수수 토핑이 지글거렸다.

한 입 베어 문 순간, 다 같이 탄성이 터졌다.

“와… 진짜 미쳤다.”


한국에서 먹던 피자빵보다 훨씬 맛있었다.

호주 소시지의 짭짤하고 진한 풍미가 치즈와 만나 단순한 빵이 아니라 완성형 요리가 됐다.


첫 시도임에도, 완전히 성공했다.

그리고 그날, 부엌에서 거실에서

계획과 다르게 하루종일을 같이 시간을 보내며

피자빵을 굽던 겨울 오후의 따뜻할리 없는 공기와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지나가는 빵집에 진열된 피자빵을 볼 때면 자연스레 떠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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