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홈스쿨 미술이야기

by 뽀르파트재
학원은 싫다. 집 가까운 곳이 좋다.
내 마음에 드는 곳에서 미술을 하고 싶다.

5학년 혜진이가 제시한 미술교육의 전제조건이다.

아이가 상담 올 무렵 나는 홈스쿨 미술을 하는 아이들을 위해 작은 전시회를 기획하고,

1층 아파트 현관문 한편에 전시회 포스터를 붙여 놨었다.

엄마와 함께 상담하러 온 혜진이는 부모님이 주말부부다.

조금은 늦은 나이에 얻은 외동딸

혜진이는 당차고 주관이 분명해 보였다.

공부는 상위권인데 그림은 영 솜씨가 없어서 미술을 배우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우리 집이 바로 옆 동에 사는 혜진이가 학원을 오가며 전시회 포스터를 눈여겨보다가

엄마를 졸라서 온 것이다.



홈스쿨 미술 수업의 정원은 보통 3~4명씩 묶어 그룹수업을 했다.

학년과 시간대를 조율해 보니 혜진이는 혼자 수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그림세계를 참고하라고 이전에 그린 그림 1편을 가지고 왔다. 강강술래를 하는 그림인데 그림 속에 6~7명 사람들이 있었다. 한결같이 똑같은 얼굴 표정에 마치 로봇처럼 딱딱한 어깨를 하고 색깔만 달리해 한복을 입은 그림이었다. 동적인 움직임에 비해 너무 표정과 몸이 경직되어 보였다.

혜진이의 그림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미술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즉 '관찰의 힘'이다. 제대로 그리려면 제대로 보아야 한다.

그림은 아는 만큼 그릴 수 있고, 본만큼 기억해 내어 표현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한한 가능성을 소유하고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장 키울 수 있는 시기에 나의 감정과 깊이 있게 느끼며

다양하게 표현하는 힘을 기를 수만 있다면 아이들은 삶을 예술로 바꾸게 될 것이다.

내가 미술을 가르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여러 학원 등에서 지친 아이들에게 나에게 오는 미술시간만큼은 마음껏 즐기며, 생각이 재탄생되는 시간을 경험케 하고 싶었다.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먼저 교사-아이의 상호 간의 관계 형성이다. 혜진이와 1:1 수업을 하다 보니 아이의 성격, 고민, 장. 단점, 가족과의 유대관계 등을 차츰 알게 되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며 수업을 하다 보니, 처음 올 때와 달리 긴장도 풀리고 그림에서 표현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러면서 아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담아내기 시작했다.

어느 날 혜진이 어머니가 전화를 주셨다.


선생님, 아이가 미술가는 것을 너무 좋아해요.
미술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라고 말했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미술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던 아이에게 6개월간의 수업을 통해 재미있는 미술로 변할 수 있던 이유는 뭘까? 아마도 아이와의 따뜻한 교감 덕분이 아닐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이들이 성장할 때이다.

덕분에 교사도 더불어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아이들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자란다.

꿈꾸는 소녀 글.그림:뽀르파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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