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그림세계를 참고하라고 이전에 그린 그림 1편을 가지고 왔다. 강강술래를 하는 그림인데 그림 속에 6~7명 사람들이 있었다. 한결같이 똑같은 얼굴 표정에 마치 로봇처럼 딱딱한 어깨를 하고 색깔만 달리해 한복을 입은 그림이었다. 동적인 움직임에 비해 너무 표정과 몸이 경직되어 보였다.
혜진이의 그림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미술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즉 '관찰의 힘'이다. 제대로 그리려면 제대로 보아야 한다.
그림은 아는 만큼 그릴 수 있고, 본만큼 기억해 내어 표현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한한 가능성을 소유하고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장 키울 수 있는 시기에 나의 감정과 깊이 있게 느끼며
다양하게 표현하는 힘을 기를 수만 있다면 아이들은 삶을 예술로 바꾸게 될 것이다.
내가 미술을 가르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여러 학원 등에서 지친 아이들에게 나에게 오는 미술시간만큼은 마음껏 즐기며, 생각이 재탄생되는 시간을 경험케 하고 싶었다.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먼저 교사-아이의 상호 간의 관계 형성이다. 혜진이와 1:1 수업을 하다 보니 아이의 성격, 고민, 장. 단점, 가족과의 유대관계 등을 차츰 알게 되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며 수업을 하다 보니, 처음 올 때와 달리 긴장도 풀리고 그림에서 표현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러면서 아이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담아내기 시작했다.
어느 날 혜진이 어머니가 전화를 주셨다.
선생님, 아이가 미술가는 것을 너무 좋아해요. 미술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라고 말했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미술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던 아이에게 6개월간의 수업을 통해 재미있는 미술로 변할 수 있던 이유는 뭘까? 아마도 아이와의 따뜻한 교감 덕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