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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쟈스 Feb 24. 2021

봄날의 별미 멍게비빔밥

봄이 서서히 주위를 맴돌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 주말 20도가 넘는 기온에 차를 몰아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이제 봄이 오니 얼마나 맛난 식재료들이 많이 올라올까 하는 기대감에 잠시 몸을 떨었다. 흔히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음식으로 봄나물과 도다리쑥국 같은 음식을 떠올리지만 이 음식들보다 살짝 앞서 봄을 알리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통영에서 출하되는 멍게란 생물이다.  

멍게는 수온이 낮은 걸 좋아하는 생물이고 수온이 올라가면 녹아 없어진다. 그래서  2월 초, 중순부터 시작을 해  4월이면 마감을 한다. 멍게의 제철을 5월이라고 하는 데 난 날이 좀 쌀쌀한 감이 있을 때의 멍게의 향을 좋아한다. 우리나라 멍게의 주산지는 통영이다. 전체 멍게 생산량의 80% 정도가 통영에서 생산된다. 주 산지는 미륵도 영운리, 신봉리, 미남리이며, 그중 영운리가 가장 생산량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멍게에선 흔히들 바다향이 난다고 한다. 세~~하면서 살짝 떫은 듯한 향이 바닷물과 폐류의 향을 한 겹 덥고 있는 듯한 향이다. 멍게의 향은 바다에서 나는 생물 중 가장 진하고 자극적이며 유혹적이다. 나이 들면서 날로 먹는 해산물을 꺼리는 데 유독 이 멍게만은 외면할 수가 없다. 오늘 간단히 점심을 챙겨 먹으려다 냉동고 한켠에 멍게젓이 보여 해동을 해서 간단히 비빔밥을 해먹었다. 현지에선 김가루와 깨소금 등을 뿌려 먹던지 아님 근래엔 해초에 합자젓(홍합젓)을 넣어 먹는데 난 그냥 집에 있는 초록색 야채에 초고추장으로 비빔밥을 해 먹는다. 


생물 멍게로 비빔밥을 해먹어도 좋지만 집엔 멍게젓만 있으니 이것도 감지덕지다. 참기름을 살짝 넣어주면서 풍미를 올린다. 

점심상이니 단출하게 찬을 2가지만 준비를 했고 아침에 먹다 남은 만둣국으로 같이 차렸다.  

멍게의 향을 가장 잘 살려주는 소스는 초고추장이다. 그래서 난 언제나 이 음식은 초고추장으로 해먹는다. 

국거리는 언제나 고민이다. 정 해먹을 게 없으면 어묵탕을 해먹는데 일주일에 7번의 다른 국을 끓이는 분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그리고 근래 큐브형 동결건조 육수 재료를 사용을 하는데 이거 사용해보면 너무 편하다. 직접 음식을 해먹는 나 같은 사람이 이 정도 편함을 느낀다는 건 엄청난 것이다. 

이 장조림은 서울의 값진식육에서 HMR로 준비를 하고 있는 소고기장조림이다. 이번에 육개장, 갈비탕, 불고기, 장조림 이렇게 맛을 봤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간편식 제품이 나올듯하다. 웬만한 식당에서 파는 것보단 더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도 한국인이라고 김치는 포기 못한다. 

이제 봄이다. 나에겐 미각의 봄이다. 이제 내 미각은 서서히 봄을 맞을 준비가 다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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