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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캄JoyCalm Feb 25. 2024

집중도 안되고...명상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ㅠㅠ

How to be mindful


오늘 오전에 했던 걷기 명상은 하는 동안 집중도 안 되고 불편했어요.
명상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ㅠㅠ


명상을 기업에서 안내하다 보면, 명상 도중에 집중도 안 되고 불편해서 아직은 명상할 때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혹시 여러분도 이러한 경험 때문에 "명상이 좋은 건 알겠는데... 나와는 맞지 않아!"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잠시 그 판단을 보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명상방법은 사실 엄청 쉽다. 오래된 옛 스승들은 명상이 자신의 코를 만지는 것만큼 쉽다고 하셨다. 명상의 효과는 또 어떤가? 명상이 가져오는 유익함은 지난 70여 년의 세월 동안 서구 심리학과 뇌과학이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ChatGPT에 "명상의 효과를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스트레스 감소, 집중력 향상, 정서 조절, 뇌 기능 개선, 면역 체계 강화' 등등... 일목요연하게 그 효과를 나열해 준다. 그러나 이처럼 쉽고 유익함이 있다는 명상을 일상에 들여놓고 누리기에는 그리 녹록지만은 않아 보인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로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판단 평가하는 마음'을 들고 싶다. 무언가에 대해서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사고과정이다.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판단하면서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멀리하는 행위는 생존과정에서 꼭 필요하다.


그러나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판단 평가하는 것은 때때로 우리의 잠재력을 가두고 가능성을 제한한다. 자동적인 판단과 평가는 경험과 체화된 지식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적인 판단과 평가가 자신의 가능성을 얼마나 제한하는지 알기 어렵다. 이러한 관점에서 명상을 통해 우리가 닦아가야 하는 마음 자세 중 하나는 나 스스로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자동적으로 판단평가하면서 스스로를 묶어두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판단평가 내려놓고 나에게로 여행을 떠나요


명상을 내 삶에 들여놓고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한다면, 이렇게 해보자.

그 첫 번째는 포기다!. 가장 크게 포기해야 할 것은 "명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야지!"라는 기대이다. 명상을 할 때 편안해지기를 포기하면 편안해진다. 무슨 소리냐고? 진짜다. "명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야 해!"라는 마음을 '먹은 상태'로 명상을 이어가면 명상하는 동안 마음은 '편안함'을 찾게 된다. 찾아 헤매는 마음에는 편안함이 깃들 공간이 없다. 



편안해지고 싶은 마음은 갖되, 명상을 하는 그 순간에는 그 마음을 잠시 포기하고 수행하기로 정한 그 명상만 해보자. 즉 명상을 하는 그 순간에는 편안해지고 싶은 마음은 뒤로하고, 명상 대상인 호흡이든 발걸음이든 그냥 그것에만 주의를 두고 알아차림을 이어가면 된다. 이렇게 하면 명상하는 그 순간에는 기대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잡생각으로 마음이 떠돌아도, 졸림이 있어도, 편안해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이 든다. 따라서 '명상이 잘된다 안된다, 혹은 내게 맞다 안 맞다'와 같은 판단하는 마음이 작아진다. 대신에 '지금 내 상태가 이렇구나. 잡생각이 일어나네, 기분이 우울하네' 등과 같은 지금 나 스스로가 경험하는 몸마음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받아주면 된다. 그뿐이다.


명상하는 그 순간에는 나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다고 하여 '명상이 잘된다 안된다 하는 판단하는 생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뇌는 '나'라는 유기체가 생존하도록 하기 위해 매 순간 모든 경험에 대해 판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판단하는 마음이 들 때는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판단하는 마음을 명상대상으로써 그 자체를 인식해 보자. 기이하게도 판단평가가 일어나고 있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수용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편안함이 따라온다.

물론, 편안함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명상도 있다. 그러나 크고 작은 부침을 겪는 일상에서 어떻게 편안할 수만 있겠는가. 그래서 일상 속에서의 명상은 그 순간의 편안함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편안함을 쫓아 허둥대기보다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스트레스받고 있는 나를, 나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분명하게 인식하기 위한 방향으로 명상을 하면 어떨까? 편안함이 없는 나 자신을, 혹은 판단평가 속에 허우적 대고 있는 나 자신을, 힘들어 하고 있는 나 자신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기다려 주다 보면, 편안함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편안함을 포기하면 편안함이 찾아온다.


순간순간을 잘 살아내고 있는 나 자신에게 짜증이 찾아오면 짜증 나는 데로, 우울감이 일어나면 우울한 데로, 뿌듯함이 찾아오면 뿌듯한 데로, 나에게 기대하는 바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드러운 시선으로 마주해 보자. 그러고 나면 이런저런 마음들이 지나가고 마음공간이 조금 넉넉해지면, 그 넉넉한 공간에서 편안함이 일어나면서 지금 해야 할 것을 해나갈 수 있는 마음근력도 조금 자란다. 사방이 꽉 막힌 듯해도 그 가운데서 어떤 배움과 지혜가 발견되곤 한다.





생활 속 스트레스를 품어낼 수 있는 마음근력을 키우기 위한 명상이라면,  

걷기 명상을 하는 동안 집중이 잘 안 돼도, 호흡명상을 하는 동안 잡념이 치성해도,

명상이 내게는 맞지 않아!라는 자동적인 판단평가 마음을 알아차리고,  

"오늘은 명상이 이런 경험을 주는구나... " 말하며

현재 경험하고 있는 불편감을 조금만 허용해 보자. 


이를 두고 <리더의 마음챙김> 저자 마크 래서(Mark Lesser)는 이렇게 표현한다


명상에 접근할 때는 명상을 하는 모든 이유와 합리성을 내려놓고,
무엇이든 개선하거나 얻겠다는 생각과 희망을 포기해야 한다.
그 대신 명상하면서 그저 조용하고 가만히,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응시하면서 자신의 경험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며 진정한 나를 받아들인다.
명상은 신성한 의식이며, 자아나 기대를 벗어나 자신을 믿고 표현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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