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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캄JoyCalm Feb 20. 2024

명상 '약발'이 먹히는 시간?

How to be mindful

"작년에 명상교육받고 나서 한 달가량은 마음도 편하고 여유도 있었고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나니 또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갔어요.

여전히 바쁘고 스트레스받고 ...  

명상 약발이 그래도 한 달은 갔습니다. 하하하.. "


어느 기업에서 일년 전 명상교육에 참여하고 이번에 두 번째 참여한 리더님의 말씀이다.

소위 명상교육 약발이 한 달 정도 유지 되었다는 것인데, 

한 달이 지나자, 다시 원래 모드로 회귀했다는 내용이다. 


명상실에서 경험했던 열린 마음과 성찰의 힘을  

어떻게 하면 일상에서 오랫동안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명상이라고 하면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옷을 이고 특별한 자세로 앉아있는 모습을 떠올리며 나와는 거리가 먼 어떤 것으로 간주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음챙김 명상이라는 주제로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명상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그룹은 삼성그룹으로 여겨진다. 삼성그룹은 2010년대 초반부터 명상에 관한 글로벌 트렌드에 관심을 두고 자체적으로 스터디를 하면서  2017년에 명상전용 연수원을 오픈한 이래  삼성 인력개발원 내부에 명상교육팀을 별도로 두어 그룹사 임직원에게 명상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에서도 리더에게 마음챙김 명상을 소개하고 수련하도록 마음챙김 명상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의 장을 열고 있다.


                                                                            




기업에서 명상을 안내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시작할 때  이상적인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예를 들면, 생각이 완전히 비워져 완전 평화로워져야 한다거나, 몸이 정말 편안해져야 한다거나, 마음이 따스하게 열려야 한다거나, 긍정의 마음이 샘솟아 나야 한다거나... 실제로 명상 중에 이러한 상태는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명상하는 사람을 쉽게 좌절하게 만든다. 설사 명상방석 위에서는 열리고 따스한 마음생태를 경험해도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 고요하고 따슨 마음상태는 금세 온데 간데 없고 다시 딱딱하고 닫힌 모드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회귀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명상 중에는 경험하는 열리고 따스한 마음과 치열한 일상 중에 열리고 차가운 모드를 오가면서 우리의 내면은 정화되고 유연해지고 힘이 생겨난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명상하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방석 위에서 홀로 명상을 할 때는 비교적, 생각도 비워지고, 몸도 편안해지고,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일명 '참 좋은 몸마음 상태'가 되곤 한다. 그런데 이것이 오래가지 못한다. 명상방석을 벗어나는 순간 그 '참 좋은 몸마음 상태'는 금세 녹아내려  치열한 일상이 가져오는 생각이나 감정에 이내 휘둘린다.


그렇다면 명상방석에서 경험했던 그 '참 좋은 몸마음 상태'를  일상에서도 길게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해 존 카밧진 선생님은 이렇게 일러주신다


"순간순간 하루하루에 열린 가슴과 열린 마음으로 참여할 동기를 부여할 때 우리는 마음챙김 수련과 삶 사이의 분리가 없다는 것을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당신이 모르는 마음챙김 명상 /존 카밧진-




방석 위에서 고요히 명상하는 마음상태와  

일상 속에서 치열히 살아내는 마음상태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까?


마음챙김 명상이 도움 된다고 하여 숙제처럼 하려고 달려들면 이내 하기 싫어진다.

명상수련과 일상 속 치열한 마음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요를, 엄청난 따스함을 나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단지 일상에서 열리고 따스한 의도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명상방석 위에서 생각의 고요함, 몸의 이완감, 가슴의 따스함과 같은 명상적 마음상태를 경험했다면, 

이러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이같은 명상적 마음상태는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경험할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일상에서는 명상방석 위에서 경험했던 명상적  마음상태가 내 안에 있음을 기억하며 열린 마음과 열린 가슴의 '의도'를 내어보는 것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려는 의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잠시 편견 없이 지켜보려는 의도,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기억하려는 의도, 나를 친절하게 대해보고자 하는 의도, 습관적 한계지음을 인식하고 작은 행동을 실천하려는 의도 같은 것을 말한다.


카밧진 선생님의 말씀처럼, 지금 이 순간 나와 맞닿은 것들을 열린 가슴과 열린 마음으로 대해보고자 하는 의도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챙김 명상수행을 삶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는 마음챙김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하나의 방식이자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나와 타인의 존재를 그대로 인식하며,  열린 마음과 따스한 가슴의 의도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오늘도 내가 나를  좀 더 열리고 따스하게 대하는 의도를 가져보고,

잠시 후 미팅 자리에서 내가 좀 더  열리고 따스한 가슴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기억하는 것.

이것이 방석 위의 마음챙김과 일상 속 마음챙김을 통합하는 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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