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고기나 밀가루음식을 줄이면서도 식탁을 즐길 수 있는 선택은 의외로 많습니다. 건강상 음식을 절제하고 통제하는 일상은 사실 즐겁지 않은 일인데 즐겁지 않았던 노력이 즐거운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된 까닭은 닭고기와 해물위주로 하는 음식도 붉은 고기 못지않게 다양하고 맛나다는 것입니다. 또한 약간의 융통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선택한 건강식습관이 식단조절이라는 그 어려운 과제에서 정말 해방된 느낌까지 줍니다.
닭가슴살 한 가지만으로도 요리책 몇 권이라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닭가슴살이 더 이상 다이어트를 위한 숙명적이면서도 따분한 선택만은 아니다는 저의 생각에 브런치 카페 발렌티노에 들르시는 손님분들은 어떠신지요. 오늘의 메뉴, 그릴드 치킨 아보카도 샌드위치 (Grilled Chicken Avocado Sandwich)를 올리는 서론이 길었지요?
오래전 제가 운영했던 카페 발렌티노, 17번 메뉴였습니다. 바쁜 시간이 지나고 갖게 되는 저의 호사스러운 런치문화. 느긋한 타임에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오더해 먹을 수 있었던 그 시절, 저에게 간택받았던 메뉴 중 하나입니다. 발렌티노 넘버 세븐틴. 제가 좋아했던 포인트는 구운 벨페퍼 위에 녹아내린 프로볼론 치즈, 그위의 고소한 아보카도. 그러한 식재료의 조합들이 닭가슴살이 퍽퍽하다는 느낌을 절대 주지 않으면서 앙! 하고 한입 물을 때 오는 부드러운 텍스쳐와 풍미.
먼저 커다란 붉은 피망을 오븐이나 가스레인지 위에서 구워놓습니다. 껍질을 벗기고 피망하나를 3피스로 잘라 준비해 두었습니다.
닭가슴살에 올리브오일, 후추, 소금, 그리고 화단에서 잘라와 말려두었던 로즈메리 잎을 향신료로 넣었습니다.
로즈메리 향은 한국분들에게는 호불호가 있을듯합니다. 저는 가끔 통삼겹살 구을 때도 로즈메리 잎을 넣기도 하는데 고급스런 맛을 내줍니다. 로즈메리향에 익숙치 않으신분들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맛보았습니다. 샌드위치 자체가 맛있었지만, 로즈메리향이 고급 브런치 카페에서 서빙받는듯한 플렉스가 느껴지게하는데요. 로즈메리향을 싫어하시거나 시도해보시지 않은분들은 플렉스나는 맛이란게 어떤건지 한번 시도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시즌닝 해두었던 닭가슴살을 구우면서 구워서 껍질을 벗겨두었던 벨페퍼를 옆에서 한 번 더 살짝 구웠습니다.
닭가슴살 위에 구운 벨페퍼를 올려주고 프로볼론치즈를 올려주었습니다.
오늘의 빵은 치바타와 통밀빵, 2종류로 준비했습니다.
1. 살짝 구운 빵 양쪽에 스프레드 바르고
2. 준비해 두었던 구운 닭가슴살과 구운 피망위에치즈를 후라이팬에서나 전자렌지에 살짝돌려 치즈가 먹음직스럽게 녹아들어가지요. 그리고 그위에 아보카도슬라이스.
다양한 맛을 나누고자 샌드위치에 상추를 넣은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발렌티노에서는 이 메뉴에 상추나 토마토를 넣지 않았습니다. 제가 앙하고 한입물었을 때 느꼈던 부드러운 풍미와텍스쳐는 아사삭하는 상추나 토마토가 들어감 좀 달라지겠지요?저는 상추나 생토마토가 들어가지 않은것을 선호합니다.
한국맛을 느끼고 싶을 때, 삶은 계란과 믹스한 과일사라다! 사이드로 내놓았습니다.
오늘 교회 가는 길에 친구에게 줄 샌드위치 포장 중.
사이드와 함께 포장완료! 우버잇(Uber Eat) 기사님을 부를까요? 제가 직접 딜리버리! 친구의 환하게 웃는 웃음소리가 벌써 들리는듯합니다. 이렇게 소꿉장난하듯 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