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커피 친구, 보고픈 음악 운동 친구들
E와는 한 달에 두어 번씩 만나 커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
우리가 살던 도시가 그리 큰 편은 아니었어도 E의 집이 있던 북쪽과 우리가 살던 남쪽은 차로 40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였기에, 항상 중간 지점에서 만날 곳을 찾아냈어야 했다.
때로는 마트 안에 있는 스타벅스의 작은 2인용 테이블이 되기도 했고, 때로는 대학가 주변의 브런치 카페가 되기도 했다.
E가 남쪽으로 쇼핑을 내려올 때엔(남쪽에 큰 한인 마트와 아시안 마트들이 몰려 있다), 이케아에서 멤버십으로 즐기는 무료 커피와 혜자로운 가격의 브런치를 즐기기도 했다.
그러다가 가을에 E의 가족이 남쪽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둘째 아이들이 같은 축구교실에 나가게 되면서 우리는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차로 10분 거리로 좁혀진 물리적 거리는, 장소와 시간을 정해서 어렵게 만나야 했던 우리의 커피타임을 아이들 등교 후 문자 한 번으로 정해질 수 있는 일상의 루틴으로 만들어주었다.
10년이 넘는 중국 생활과 첫째들의 유초등시절, 그리고 캐나다에서의 삶과 동갑내기 친구들인 남편들을 공유하고 있던 우리는 공감대가 정말 많았고 나눌 수 있는 얘기가 무궁무진했다.
중국 시절 얘기만으로도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기도 했다.
하노이에 처음 왔을 때, 이토록 편했고 잦았던 E와의 커피타임이 너무 그리웠던 시간이 서너 달이었으니..
그렇게 E와 그의 가족들과는 서로의 집을 오가며 가깝게 지내며 캐나다를 뜨던 마지막 날 밤까지 신세를 지고, 공항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던 깊은 인연으로 남게 되었다.
캐나다에는 E와의 커피타임 못지않게 그리운 시간과 그리운 이들이 또 있다.
큰 아이의 오케스트라 연주의 관객으로, 둘째 아이의 스키친구로 친해진 두 가족이었다.
나의 학부형이기도 했고 같은 교회의 멤버이기도 했던 이 두 가족은, 음악을 좋아하고 운동을 중요시 여기는 우리 가족과 금세 마음이 통했고 곧 큰 아이의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고정 관객 및 캐나다에서의 마지막 겨울을 스키로 불태우는 스키 친구로 발전했다.
스키 시즌이 지난 후에는 배드민턴을 치고 함께 록키 산의 밴프로 여행도 다녀오며 캐나다에서의 마지막 6개월을 소중한 추억으로 채워준 귀중한 인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