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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w nina Apr 25. 2022

나만의 우선순위를 가집니다

집에서 제일 큰 방이 드레스룸이다.

4미터 벽면 사이즈에 맞춰서 ㄱ자형 수납장을 짜 넣었다.

롱코트와 원피스를 위한 긴 수납장 뻬고 나머지는 아래, 위로 나눠서 수납을 했다.

위칸에는 겨울 패딩, 가죽과 경량 아우터들, 재킷, 자주 입지 않는 외투들이 걸려있고  아랫칸은 바지와 치마, 카디건과 티셔츠들이 있다. 원피스 칸 옆으로 티셔츠를 개어놓은 선반이 이어지고 다시 봄, 가을 버버리 코트 칸이 자리해 있다. 옷들이 눈에 보이니 이제 더 이상 옷을 찾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거나 옷을 못 찾아서 못 입는 일은 없다. 모든 옷이 자기 자리를 찾아 질서 있게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옷이 많아도 그 옷들이 같은 빈도로 입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절이나 유행, 혹은 내 컨디션에 따라 더 자주 입어지는 옷들이 있다,

수납장을 한 칸 비우고 다른 이름의 칸을 만들었다.

바로 우선순위 칸이다.

우선순위 칸의 옷은 나를 돋보이게 하는 옷들이다. 매번 심사숙고해서 옷을 고를 수는 없기에 바쁠 때 선택의 갈등 없이 바로 꺼내 입어도 된다.


인생에도 그런 우선순위 칸이 있다면 좋겠다.

남이 보기엔 단순해 보여도 인생은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복잡하다.

중요하고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은 일, 중요하지는 않지만 급한 일,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들이 쉴 새 없이 번갈아 가며 일어난다.


우리는 주로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TV나 유튜브를 보는 것처럼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에 써버린다. 급한 일을 처리했으니 이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 하루들이 쌓이면 중요한 일은 해 보지도 못한 채 1년이 지나가 버릴 수 있다. 대학 시절 배낭여행은 언제든지 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자격증 시험 치고 아르바이트하고 연애에 신경 쓰다 보니 코로나가 덮쳤다. 이제 졸업이다. 여행이야 갈 수 있겠지만 더 이상 대학 시절 여행은 아니다. 그러니 지금 나에게 소중한 것을 우선순위 칸에 두고 살아야 한다.


나를 돋보이게 하는 우선순위 옷이 계절에 따라 다르듯이 내 인생의 우선순위 또한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나를 성장시키는 일, 사랑을 주고받는 일,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일, 돈 혹은 명예 추구등 그때그때 다르다.


무엇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나머지를 버린다는 뜻이다. 성장이나 성공을 우선순위에 두면 당장의 편안함을 포기한다는 말이고 자유를 추구한다면 안정된 익숙함을 두고 떠나겠다는 것이다. 

내가 버리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인생에 다양한 가치가 있고 우리는 때때로 그 가치들의 충돌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이 되었던 자신만의 우선순위를 가지면 선택이나 갈등 상황에서 후회하지 않는 나만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인생은 유한하기에 그리고 내일은 아무도 모르기에 지금 나에게 소중한 것을 찾아 우선순위 칸에 두자.

그럼 급한 일 보다 소중한 일을 먼저 하고 살 수 있다.



*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은 언제 할지 모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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