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행과 파멸의 씨앗
공식통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주식을 하다 손해 본 사람의 비율을 말할 때는 앞에 ‘대부분’, ‘십중팔구’, ‘열의 아홉’, ‘90퍼센트 이상’, ‘99퍼센트’ 같은 부사어가 붙는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패자만 많고 승자는 드물다’는 말일 테니까.
개인이 주식투자로 부자가 된 경우는 희귀 동식물만큼이나 드물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식을 해서 자산을 늘린 사람보다 알거지가 된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결과가 좋아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겠지만, 쓴맛만 보고 투자를 접었거나 불행해진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본전을 되찾으려다 ‘주식중독’에 빠지기도 하고,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도 종종 생긴다. 대박의 희망이 쪽박의 절망으로 바뀌기도 하고, 천국을 그리다가 지옥으로 추락하는 비극도 생긴다.
‘주식하기 쉽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충분한 독서와 수강을 거쳐도 실전에 나서는 순간부터 고뇌에 찬 결단을 요하는 사안들이 바닷가의 파도처럼 쉴 새 없이 밀려든다. 앞의 문제를 풀기도 전에 새로운 문제가 닥치고, 그 난관을 넘으면 다시 또 새로운 과제가 생긴다.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탐욕을 버리라고 권하지만, 투자자의 태반이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가졌던 것까지 모두 날리고 땅을 치며 후회한다. 굳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도, 돈은 소금물과 같아서 절제의 고삐를 놓치면 곧바로 가난뱅이로 전락하게 되어 있다.
직접투자는 치열한 정보전과 심리전의 연속이다. 정보가 어두워도 지고 심리가 무너져도 진다. 정보의 범위는 무한하다. 정치·경제·산업·고용·소비·금리·물가·무역·환율·북한동향·국제관계·양안관계·기후·산업 등에 대한 분석·판단·예측·대응에 관한 소식이나 자료 등을 모두 아우른다.
심리의 범주 역시 무한하다. 탐욕·공포·근심·걱정·불안·초조·슬픔·인내·충동·용기·자만·객기·흥분·당황 등을 모두 포괄한다. 정보는 눈과 귀를 통해 외부로부터 입수되고, 심리는 각자의 마음에서 저절로 형성된다. 문제는 수익을 늘려줄 정보를 얻기가 어려울뿐더러, 심리를 다스리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식시장은 거칠고 무자비한 맹수들이 숨을 죽이고 숨어 있다가 잽싸게 먹이를 잡아먹는 정글처럼 살벌하고 무자비하다. 무수히 많은 세계 각국의 돈 사냥꾼들이 무시로 주식시장을 누비다가 돈뭉치가 눈에 띄면 단숨에 낚아채서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진다.
한마디로 말하면, 주식시장은 전 세계의 돈이 수익 경합을 벌이는 살벌한 전쟁터다. 첨단 투자기법으로 천문학적 자금을 굴리며 자산을 늘리는 국내외의 증권회사나 투자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즐비한 곳이다. 여러 번의 거듭된 실패 끝에 자기만의 비법을 고안해 노련한 솜씨로 계좌를 살찌우는 내외국인 ‘슈퍼개미’도 수두룩하다. 따라서 개인이 주식으로 돈을 벌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할 것이다.
2. 주식교육의 효과 의문
개인이 주식을 하려면 먼저 주식과 주식투자에 대한 지식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주식을 이미 하고 있는 사람도 지식과 실력이 달리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주식으로 부자가 되어보겠다는 사람이 도처에 많다 보니 주식을 가르치는 책자와 강좌가 셀 수 없이 많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에서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모아서 주식책을 펴내거나 강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로 많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주식에 관한 책을 내거나 주식강좌를 여는 경우도 있다.
신문사나 방송사의 경제부나 증권부의 기자로 주식시장을 오래 지켜본 이들도 출입과 취재 등을 통해 알게 된 지식과 정보들을 모아서 책을 내거나 강좌를 연다. 주식으로 갑부가 된 사람이 자신의 경험담을 책으로 펴내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주식에 관한 책을 내거나 강좌를 개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수요자들의 환심을 사서 주목을 받으면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막상 주식에 관한 책과 강의를 무수히 접해도 막상 실전에 임해보면 배운 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고민만 더 키우는 것이 대부분이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고 하지만 그렇게 안 된다. 주가는 투자자들의 예측과 기대를 상관하지 않고 제멋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주가예측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주식투자는 ‘타이밍 게임’이라는 통찰도 별 도움이 안 된다. 주식이 쌀 때 얼른 사서 가격이 오르면 재빨리 팔아야 돈이 벌 수 있다는 뜻일 터인데, 주식시장은 그런 순발력을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는다.
매수도 어렵지만 매도는 더더욱 어렵다는 것이 경험 많은 투자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부딪혀보면 양쪽 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무수히 많은 변수의 영향을 받는 주가의 변동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가격이 ‘바닥’일 때 사서 ‘천정’일 때 팔고 싶겠지만, 가장 저렴한 가격과 가장 비싼 가격을 정확히 맞출 수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바닥 밑에 지하실 있고, 지하실도 1층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은 매수의 어려움을 잘 대변하고, ‘천정 위에 지붕 있고, 지붕 위에 구름 있다.’는 말은 매도의 어려움을 잘 설명해 준다.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다 보니 주변의 훈수도 엇갈린다. 어떤 이는 주가가 바닥권이라며 사라고 하는데, 어떤 이는 더 내려갈 것이라며 기다리라고 권한다. 동일한 시점에서 주식시장의 장래를 낙관하며 매수를 권하는 이가 있는 반면 비관하면서 매도를 권하는 이도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들을 열심히 챙기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반만 믿으라는 사람도 많다. 맞는 말 같아서 그대로 따르려고 하면 뜻대로 안 되는 상황이 수시로 생긴다. 현금을 보유하면 기회를 놓칠 것 같고, 상승하는 주가를 지켜보고 있으면 돈방석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탐욕이 불뚝 솟구친다.
어떤 이는 가치투자를 권하고 어떤 이는 추세투자를 권한다. 경제뉴스를 열심히 챙기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쓸 만한 정보보다 소음이 더 많다며 무시하라는 이도 있다. 분산투자를 권하는 이가 있는 반면 집중투자를 권하는 이도 있다. 국내주식을 하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해외주식을 하라는 사람도 있다.
우량기업을 식별하는 기준도 각양각색이다. 재무제표를 자세히 살피라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보라는 이도 있다.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눈감고 사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타기를 말리는 사람도 있다. 손절매를 반드시 하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대 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ETF를 권하는 사람이 많은가 하면 ETF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사람도 많다. 머지않아 자율주행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많지만 언제 될지 모른다며 기대하지 말라는 사람도 많다. 인터넷 다음은 메타버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메타버스는 거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 밖에도 동일한 문제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많아서, 초보 투자자들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속을 태우다가 여러 일을 주먹구구로 정하고 오직 행운만 바라는 불안한 투자를 이어간다. 오죽했으면 ‘주식투자로 얻는 수익은 고통의 대가‘라는 말이 회자될까.
종합하자면, 사전에 주식공부를 열심히 하여도 막상 주식시장에 진입해 보면 생각처럼 실력발휘가 되지 않으니, 주식교육의 효과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주식교육 시장은 갈수록 번성하니 신기하기가 그지없다.
3. 가르치는 이들의 무책임
그렇다면 사전에 주식공부를 충실히 하여도 실전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인은 충실히 했다고 생각해도 알고 보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일까? 직접 겪어본 입장에서는 주식을 가르치는 이들이 ‘주식으로 돈을 버는 기법’이라고 알려주는 것들이 실은 ‘주식을 사고파는 요령’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그런데도 순진한 초보자들은 대단한 비법을 배웠다고 믿고서 기대에 부풀어 주식시장에 발을 들였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 기법’을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알려줄 방법이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솔직하게 말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벌게 해 주려고 주식책을 펴내거나 주식강의를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된다. 입으로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으로 부자가 되는 길을 알려주려고 책을 쓰고 강의를 한다고 말하지만, 속마음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팔아서 자산을 늘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 분명하다. 유력한 증거들이 차고 넘친다.
주식책을 펴낸 저자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책의 표지 디자인에 비용을 들이고, 저자나 강사의 석·박사학위, 자격증(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의사 등), 실무경력, 투자실적, 출간실적, 강의경력, 현재의 소속과 직책 등을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적어 넣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투자운용사의 펀드매니저 혹은 중역(CEO 포함) 등을 지냈거나 재직 중임을 내세우는 것은 기본이고, 주변에서 덕담으로 해준 말을 대중이 수여한 훈장처럼 써먹는 경우도 있다. 정말로 봉사가 목적이라면 굳이 화려한 경력이나 실적을 그렇게까지 내세울 필요가 있을까?
어디 그뿐인가. 책이나 강좌의 제목에 미끼 문구를 넣고 표지에 과장된 자화자찬을 적어서 순박한 사람들의 허황된 착각을 유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식투자의 왕도라도 공개한 것처럼 머리글을 적거나, 온갖 미사여구로 뒤덮인 추천사를 주렁주렁 매단 책도 비일비재하다.
비유를 들자면, 사냥꾼들이 짐승을 잡기 위해 짐승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먹이를 달아서 덫을 놓거나 함정을 파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저자들도 강사들도 화려한 경력이나 실적을 미끼로 내걸어 책의 판매를 늘리고 강좌의 수강자를 늘리기 때문이다.
볼썽사나운 홍보경쟁 못지않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가 두 가지 더 있다. 첫째는 주식을 하다가 손해 본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저자나 강사가 없다는 것이다. 프로스포츠의 경우 종목을 불문하고 자신이 지도한 선수들이 경기에서 계속 지면 감독이 역부족을 시인하고 정중한 사과에 이어서 직을 사임한다. 자리를
지키려고 선수들의 무능을 탓하면 끝장이다.
정치권의 경우도 정당이 중요한 선거에서 패하면 전략을 짜고 선거를 지휘한 당직자들이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를 표하고 직을 내놓는다. 만약 선거에 서 패한 책임을 후보자들에게 떠넘기면 당원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영원히 설 자리를 잃는다.
그런데 책이나 강의를 통해 주식투자를 가르치는 이들은 자신의 저서를 읽거나 강의를 듣고 그대로 따라서 하다가 원금을 잃어도 사과를 하거나 가르침을 중단하지 않는다. 수익은 ‘자기 덕’이라고 우기고 손실은 ‘본인 탓’이라고 책임을 떠넘긴다. 입장이 난처하면 ‘미스터 마켓’을 떠벌이며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그보다 더 화나는 것은 그들의 행태에서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습관에 길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저서를 읽고 주식을 하다가 입은 손실에 대한 책임을 투자자들에게 떠넘기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로 보인다.
자칭 ‘고수’라는 이들이 TV나 유튜브 채널에서 ‘필살기’라는 이름으로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추천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예외 없이 사이사이 「주식의 매수와 매도에 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의 몫입니다.」라는 자막이 뜬다. 자기들도 자신의 분석과 예측을 믿지 못한다는 뜻일 것이니, 그러면서 남을 가르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유튜브에 주식채널을 개설하고 전문가를 초청해 대담 형식으로 투자정보를 전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투자로 거액을 벌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줄 것처럼 광고를 붙여놓고는 ‘구독’과 ‘좋아요’ 클릭을 유도하면서 「주식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자막을 수시로 내보내 빠져나갈 구멍을 열어놓는다.
주식전문가로 섭외되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이들도 자신이 내놓은 분석이나 전망에 대해 책임을 지기는커녕 핑계와 변명을 내세우는 데 천재들이다. 심지어는 자신은 제대로 가르치는데 다른 사람들이 잘못 가르쳐서 투자자들이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궤변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주식 고수로 알려진 사람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리딩방’을 개설하고 순진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거나, 혹은 유튜브의 썸네일에 유명 인사의 사진과 이름을 넣어서 마치 그 사람이 출연하는 영상인 것처럼 꾸며서 클릭을 유도하는 사기꾼은 또 얼마나 많은가.
유튜브에 접속해보면 잠시 주식실력을 자랑하다가 「고수익을 내게 해드릴 터이니 휴대폰 번호를 남기시라.」고 유혹하는 영상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휴대폰 번호를 남기면 달콤한 사탕발림에 넘어가 리딩방 주인이 추천하는 종목을 사고서 주가가 상승하여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하면 갑자기 추가가 폭락한다.
예감이 좋지 않아 리딩방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면 연락이 안 된다. 고점에서 자기들이 갖고 있던 주식을 모두 처분해 차익을 챙기고 잠수를 탔으니 시간이 지나도 저쪽에서 전화가 걸어올 리가 없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의하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주식 리딩방 피해와 관련하여 한국소비자원이 상담을 진행한 건수가 1만8천2백76건에 달하였다. 주식사기 행태가 조직화되면서, 온라인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자신은 그런 사기꾼들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항변하고 싶은 사람이 많겠지만, 피해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양심적인 사람과 비양심적인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도 정보도 없으니 모두 한통속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종합하자면, 책이나 강의에서 접할 때는 만능의 비법처럼 여겨지는 문장과 언급들은 모두 마케팅 도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비유를 들자면, 낚시꾼들이 본격적으로 낚시질을 시작하기 전에 물고기들을 모으기 위해 물속으로 던지는 떡밥과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책과 강의를 믿고 실전에 나섰다가 원금을 잃은 사람들의 곡소리가 아무리 요란하여도 저자와 강사들은 거액의 인세, 강연료, 출연료 등을 챙길 것이다. 그들은 오로지 책의 판매나 영상의 조회 수를 늘려서 자신의 수입을 늘리는 데만 관심이 있을 것인데도, 나는 오랫동안 그들을 ‘고마운 선생님’으로 착각했었다.
따라서 누군가가 나서서 ‘모두가 사기꾼’이라고 선창하면 주저없이 따라서 복창할 것 같은데, 실제로 성토대회가 있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성토는커녕 주식시장이 날로 커져가니, 투자자들이 어리석은 것일까, 아니면 저들이 교활한 것일까?
둘째는 맹수가 우글거리는 밀림처럼 살벌하고 무자비한 주식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는 책자나 강좌가 없다는 것이다. 있어봐야 ‘주식시장은 매우 위험하니 신중하고 조심하라.’는 원론 수준의 당부가 전부다. 마치 금기사항이라도 되는 것처럼 피해사례조차 제대로 소개하는 사례를 보지 못했다.
주식을 가르치는 이들 가운데, 주식시장에 초보자들의 자금을 노리는 덫·함성·암초·지뢰 같은 것이 구석구석에 감춰져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과 관련된 추악한 뉴스가 거의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데 어떻게 모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건 불공정행위가 적발되어 금융당국의 조사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 TV·신문·라디오와 인터넷이 총동원되어 피해규모를 추산하고 원인을 진단한다. 하지만 책이나 강의로 주식을 가르치는 이들은 초보자들에게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범죄를 알려주지 않는다.
왜 그럴까? 고민할 것 없이 앞서 지적한 그들의 행태를 다시 떠올려보면 의문이 저절로 풀린다. 시장의 손님들이 지레 겁을 먹고 모두 달아나고 신규 진입도 줄어서 자기들이 설 땅이 사라질까 봐 일부러 외면하는 것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 돈벌이가 아무리 중요하기로서니 그러면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