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병인 Jul 04. 2023

제3장 가르침과 훈수의 허술함

1. 누구 말이 옳은가? 

    

재산이 많은 부자가 되는 꿈에 부풀어서 주식공부를 계속하는 동안 무수한 혼동과 실망을 체험하였다. 우선 ‘주식투자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가 어려웠다. 책마다 설명이 달라서 어느 것이 정답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국어사전은 ‘투자’의 의미를 「1.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 2.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권, 채권 따위를 구입하는 데 자금을 돌리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본질’이란 「1.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사물 자체의 성질이나 모습. 2. 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므로 주식투자의 본질을 정의한 문장에는 ‘이익 추구’, ‘경제적·물리적 기여’, ‘자금 회전’ 같은 요소들이 반드시 보여야 정상일 것 같은데, 현실은 전혀 다르다. 저술, 강연, 그리고 방송출연 등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지명도가 높다고 생각되는 저명인사 네 명의 설명을 차례로 살펴보겠다.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대학생 투자 고수로 이름을 날렸다는 라쿤자산운용의 홍진채 대표는 2020년 10월 출간한『주식하는 마음』이라는 저서의 프롤로그에서 주식투자를 「투자자들이 기업의 미래를 전망하여 자본을 투입하고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일」이라고 정의하였다(11쪽).

     

그런데 ‘기업의 미래를 전망하여 자본을 투입한다.’는 말까지는 아무런 의문 없이 편하게 읽히다가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자본을 투입한다고 해서 반드시 함께 나눌 과실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신기술의 등장이나 산업의 변화 등으로 기업이 도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에 달할 뿐더러, 배당보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단타를 치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지금은 홍대표의 설명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상황과 동떨어진 측면이 느껴져 수긍이 잘 안 되었다.   

       

다음으로, 경제방송 삼프로TV의 대표 겸 진행자인 김동환은 2021년 2월 3인이 공동으로 펴낸『주식의 시대, 투자의 자세』라는 저서에서 투자의 본질을 「세상의 변화와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15쪽).  

    

그런데 ‘세상의 변화’, ‘건강한 긴장관계’ 같은 문구들이 마치 철학 강의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만든다. ‘세상의 변화’는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이고, ‘건전한 긴장관계’는 또 어떤 상태를 뜻하는 것인가?           

세 번째로, 날카로운 분석과 정확한 예측 실력을 자랑하며 ‘동학개미의 스승’을 자처하는 체슬리투자자문의 박세익 전무 겸 대표이사는 2021년 9월 출간한『주식투자의 본질』이라는 저서에 장기투자는 배제하고 ‘투자의 본질’을 정의한 것 같은 문장을 집어넣었다(77쪽). 

     

"기업가치 변화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 투자로 기회가 왔을 때 대량 득점을 하고, 또 변동성이라는 시장의 역습에서 최대한 실점을 줄이는 것. 그것이 바로 주식투자의 본질이다."

     

그런데 그 수준과 경계를 가늠하기 어려운 추상적 표현들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함으로써 도리어 주식투자의 본질을 헷갈리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정확한 판단’의 대상은 무엇이며, ‘과감한 투자’보다 ‘신중한 투자’가 우선이 먼저가 아닌가. ‘대량 득점’과 ‘시장의 역습’은 적절한 은유인가? 

      

마지막으로, 저서의 약력 소개란에 ‘한국의 위런 버핏’, ‘주식농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주식투자자’라고 적혀 있는 ㈜스마트인컴의 박영옥 대표는 2021년 11월 출간한『주식투자 절대원칙』이라는 저서에서 주식투자의 본질을 ‘장기간에 걸친 가치투자’로 한정하여 설명하였다. 

    

주식투자는 기업을 쪼개서 소유하는 것이다.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기업에 돈을 투자하고 지분을 받는다. 돈은 지금 지불하고 성과는 나중에 거둬간다. 시간이 걸려 기업이 열심히 일을 해서 성공을 거두면, 투자자는 자기가 투자한 지분만큼 이익을 가져간다(46-47쪽). 

      

그런데 이러한 설명도 즉석에서 수긍이 안 되었다. 주식시장에 어디 장기투자자만 있는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수시로 거래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에 이르고, 그런 방법으로 큰 부자가 된 사람도 많지 않은가? 장기간에 걸친 장기투자를 주식투자의 정석으로 여기는 지금은 위와 같은 통찰에 대해 충분한 공감을 느끼지만, 처음 읽었을 때는 주식투자의 본질을 꿰뜛지 못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2.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저금리시대에 주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서 ‘두 번 파산은 필수’라고 말하면 주식을 하라는 것인가 말라는 것인가. 주식하기는 쉽다고 꼬드기고서 ‘주식시장은 맹수가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정글처럼 살벌하니 최대한 신중을 기하라.’고 말하면 주식투자를 권하는 것인가 말리는 것인가. 

     

코스피와 코스닥의 지수가 변하는 방향을 살피다가 상승추세가 확인되면 매수에 나서라는 말도 공허하게 들린다. 투자자에게 수익을 주는 것은 각자가 보유한 종목의 오름이지 지수의 오름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축구 애호가들을 즐겁게 하는 것은 손흥민과 이강인 같은 선수의 현란한 기량과 통쾌한 득점 장면이지 국가대표팀의 FIFA순위가 아니다. 

     

주식시장은 ‘미인대회장’과 같으니, 자기 마음에 드는 기업을 고르지 말고 남들이 좋아할 만한 기업을 고르라는 조언도 귀에 안 걸린다. 지구촌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들이 어느 기업에 어느 정도의 호감을 갖고 있는지 무슨 재주로 안 단 말인가.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충고는 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고 장기간 버티라는 조언과 상충하지 않는가. 또,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확증편향(confirmatory bias, myside bias)을 극복하기가 말처럼 쉬운 일인가. 상대방을 사랑하면 단점도 장점으로 보이듯이, 어떤 주식을 한 번 좋게 보면 악재도 호재로 해석하고 싶은 것이 일반적 심리가 아닌가? 


주식투자는 기업의 동업자가 되는 것이라는 하지만, 그 기업의 오너나 경영진이 동업자로 인정하지 않는데 어떻게 동업자가 된다는 말인가. 기껏해야 주식을 몇 십주 아니면 몇 백 주 가졌을 뿐인 주주를, 이따금씩 배당을 받고 주주총회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고 해서 동업자로 보는 것이 과연 옳은가. 

    

현학적 개념 정의나 개념 없는 권유 이외에, 주식투자의 ABC처럼 되어 있는 훈수 중에도 대낮에 불이 켜진 가로등처럼 한심하게 느껴지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처음에 접하고 나서 명백히 틀렸다고 생각했던 말들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겠다. 

      

우선, 투기를 하지 말고 투자를 하라는 조언에 공감을 느끼기 어렵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생각이 같다. 이유는 결과가 좋으면 ‘투자’가 되고, 결과가 나쁘면 ‘투기’가 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현재 주식을 하고 있거나 장차 해볼 마음으로 주식서적을 한 권이라도 읽었거나 주식강의를 들어본 사람은「탐욕과 공포에 휘둘리지 말라」는 말을 여러 차례 읽거나 들었을 것이다. 

     

그 말의 의미는 수익이 보인다고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지도 말고 손실이 날까 봐 지레 겁먹지도 말라는 것일 터이다. 그런데 말의 전후관계를 꼼꼼히 따져보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훈수’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로, 탐욕도 공포도 사후적으로 내려지는 판정이지 사전에 미리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수 단계에서 과도하게 욕심을 부린 것이 분명하여도 결과적으로 고액의 수익이 났으면 ‘통 큰 투자’로 칭송된다.      

첫째로, 탐욕도 공포도 사후적으로 내려지는 판정이지 사전에 미리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수 단계에서 과도하게 욕심을 부린 것이 분명하여도 결과적으로 고액의 수익이 났으면 ‘통 큰 투자’로 칭송된다. 또, 매도 단계에서 극도로 겁을 먹은 것이 확실하여도 결과적으로 더 큰 손실을 막았으면 ‘민첩한 대응’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장강영은 자신의 저서『책 한 번 써봅시다』에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은 분리되지 않는다."라고 자락을 깔고 나서, "자기 자식과 함께 살고 싶은 욕망과 그 아이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어떤 인물의 고통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그의 욕망을 함께 전달할 수밖에 없다."라고 단언하였다(159쪽).      

   

둘째로, 물욕(物慾)은 본능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뜻대로 다스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견물생심은 인지상정인데 어느 누가 재물(돈)에 대한 욕심을 쉽게 억누를 수 있겠나?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물욕(物慾)을 완전히 벗은 이는 석가모니한 사람뿐이다. 그래서 석가를 큰 사내(대웅·大雄)이라고 하고, 그의 불상이 있는 법당을 대웅전(大雄殿·큰 사내의 집)이라고 하는 것인데, 돈이 탐나서 주식투자에 나선 이가 ‘대웅’ 근처에나 갈 수 있겠는가? 

     

셋째로, 인간의 심리변화를 들여다볼 방법이 없으며, 설령 있더라도 ‘적정’과 ‘과잉’의 경계를 알 수가 없다. 첨단 의료장비를 이용한 뇌 혹은 심장 촬영이나 심리검사 도구를 이용한 측정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 주식투자로 돈을 벌려면 기본적으로 두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하나는 돈에 대한 욕심이고, 또 하나는 손실 발생을 각오하는 용기다. 그런데 욕심도 용기도 주식투자에 필요한 ‘적절한 수준’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탐욕과 공포에 휘둘리지 말라’는 경종은 성공적 투자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여지가 거의 없다고 판단되므로, 주식투자를 실패로 이끄는 진짜 주범은 ‘오산’과 ‘오판’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얼른 생각으로는 ‘잘못된 예측과 그릇된 전망’이 손실을 부른다.’라고 하면 맞을 것 같지만, 주가의 변동을 미리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비법을 아는 이가 없으니, 이 또한 ‘무익한 조언’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마음껏 탐욕을 부리고 공포를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주식투자를 가르치는 이들에게 흐리멍덩한 말로 순진한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라는 충고를 따끔하게 전하고 싶을 따름이다.     


그 외에도 주식세계에서 금과옥조처럼 통하는 격언 중에도 수익증대에 도움이 되기보다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이 많다. 심지어는 주식 고수라는 이들이 선심을 쓰듯 공개한 훈수 중에도 치명적 결함이 엿보이는 것이 적지 않다.           



3. 증권사 보고서, 너마저?  

    

주식공부를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도록 증권사 보고서(리포트)의 가치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것들을 작성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충분한 전문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쌓은 뒤에 기업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전담하면서 주식의 매수 혹은 매도를 권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 중에는 사원 시절부터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분석역량을 키운 사람도 있지만, 유수의 대기에 일정기간 근무하다 증권사로 이직한 경우가 더 많다고 하니, 그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아니면 무엇을 보고서 투자판단을 하겠는가?

      

들리는 바에 의하면, 전기전자 담당 애널리스트 중에는 삼성전자나 LG전자 출신이 많고, 제약과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 중에는 제약 혹은 바이오 기업에서 재무나 홍보를 담당했던 이들이 많다고 한다. 게다가 좋은 보고서를 쓰기 위해 주말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든 애널리스트마다 전담하는 분야가 있고 해당 분야의 기업들에 대한 분석에 집중한다고 한다. 화학 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내의 웬만한 화학회사를 수년간 자기 집 드나들 듯 출입하면서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추적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들리는 말들이 모두 ‘가짜 뉴스’가 아니라면, 증권사 보고서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고 여겨도 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기업의 실제 상황과 다른 분석이나 전망이 적지 않아 그대로 믿으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인데, 증인이 한둘이 아니다.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SK증권에 근무한 정광옥이 2011년 4월 펴낸『600원으로 시작하는 주식투자 첫걸음』이라는 책의 제3장(승패전략, 종목선택 파헤치기)에 실린〈증권사 보고서는 절반만 믿자〉라는 글을 보자.  

    

저자는 애널리스트가 어떤 기업에 대해 ‘투자’ 의견을 낼 때는 해당 업체의 경쟁력, 산업의 흐름, 매출 동향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현장방문, 기업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세밀히 확인한다고 적고 나서, 그들이 내놓는 보고서의 취약점을 아래와 같이 꼬집었다(137쪽). 

        

"증권사 리포트 역시 작성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개입될 여지가 있고, 국내 풍토상 기업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기에 투자 의견을 맹목적으로 좇으면 안 된다.  증권사 리포트에서 제시되는 목표가 역시 참고만 해야지 주가가 실제로 그 가격까지 도달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제로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기관이 보유한 종목이나 자주 방문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매도 의견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증권사에 입사해 주로 국제영업을 담당했다는 김대옥이 2019년 7월 펴낸 『주식 고수들만 아는 애널리스트 리포트 200% 활용법』이라는 책에도 천주교신자의 ‘고해성사’를 연상케 하는 서술이 보인다. 김대옥은 자신의 노하우를 적기에 앞서「애널리스트의 현실: 항상 을의 입장인 애널리스트」라는 제목을 달아서 애널리스트의 곤란한 처지를 ‘공익제보’나 ‘양심고백’처럼 담담하게 써내려갔다(15-17쪽).         

"상장회사에는 주식 IR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있다. 회사에 대해 투자자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답변해주고, 기업현황을 설명해주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그러니 만약 애널리스트가 자신이 담당하는 상장기업에 대해 부정적 리포트를 낸다면 그 회사의 IR 담당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심한 경우는 자신의 회사에 대해서 부정적 리포트를 낸 애널리스트는 아예 회사 방문을 받아주지 않기도 한다. 또 기관투자자가 대량의 주식을 보유한 상장기업에 대해 애널리스트가 부정적 리포트를 내려면 그 기관의 평가점수가 낮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널리스트는 부정적인 리포트를 쓰기가 어려워,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매수를 추천하는 리포트를 써야 하는 입장이며, 매도 의견을 내지 않을 수 없을 때는 리포트에 중립 의견을 담는다."

     

2023년 4월 중순경 하나증권의 김현수 연구원이 당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에코프로의 주가가 과열된 상태라며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도를 추천하고 목표주가를 시장가격보다 30퍼센트 정도 낮게 제시하였다.      

그 여파로 하루에 주가가 17퍼센트 정도 하락하자 김연구원의 용기를 격려하는 이들과 오류를 지적하는 이들 사이에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그때까지 국내 증권사가 매도 보고서를 낸 경우가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주가 폭락에 흥분한 주주들이 금융감독원에 배후 조사를 요청하여 김연구원이 불려가서 조사를 받았다. 결과는 무혐의로 발표되었지만, 김연구원이 진화에 나섰다. 기자와의 인터뷰 형식을 빌어서 보고서 작성과 관련된 해명성 기사를 내보낸 것인데, 김연구원의 보고서를 둘러싸고 벌어진 소동은 앞에 인용한 김대욱의 언급과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애널리스트가 기업이나 상급자들의 의중을 헤아리면서 보고서를 쓴다면 투자에 참고가 할 여지가 적을 것이다. 그리고 주식투자자 가운데 그럴 것으로 추정하는 사람이 많으면, 애널리스트가 소신대로 보고서를 쓰더라도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전 03화 제2장 밉살스러운 민낯과 속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