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다.
몇 해 전인가 거울을 보고 흠칫 놀랐다. 대체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든 것이란 말인가? 흰머리가 생기고 눈가는 꺼지고 피부는 더위 먹은 강아지처럼 탄력을 잃고 늘어져 있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나이들 없었다. 로션도 잘 바르지 않던 얼굴에 고급진 화장품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한 노력이 가상한지 거울을 보자 확실히 조금은 나아 보였다. 흡족했다. 나를 가꾸기 시작했다. 그러나 뭘 하든 그저 순간일 뿐 서서히 진행되는 노화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여전히 거울 속의 나는 내가 기억하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그러나 처음처럼 우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울 속을 자꾸 들여다볼수록 조금은 나이 들어 보이는 중년의 아줌마인 외모의 나에게 적응이 되었고 외모에 적응될수록 나는 내 안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겉모습과 같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상처 입고 늘어져 있는 마음의 노화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커지는 불안함이 망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외모만큼이나 가꾸지 않고 버려두었던 내 안의 마음들은 제멋대로 늙어있었다.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었다. 여전히 반짝이고 싶었다.
그 반짝임이 내 안에서 스며 나오길 바랐다. 그러자면 내 안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야 했다.
그래서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처음엔 조금 일찍 일어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그 후에 그럼 조금 더 일찍 일어나 목욕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조금 일찍 일어나 내가 좋아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니 그 후 하루가 아무리 나쁘게 흘러가도 괜찮아졌다. 나는 아침에 이미 내가 좋아하는 일은 모두 했으니.
나는 오늘 아침도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게 나의 나이 듦을 반짝이게 한다. 나는 하루하루 점점 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날이 많아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