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바이주 양귀비가 좋아했다던 서봉주
나는 술이 약하다. 맥주는 한 캔이면 와인도 1잔 정도 마시면 취한다. 요즘말로 알코올 쓰레기 즉, 알쓰이다. 더군다나 대학새내기 시절 유행하던 레몬소주를 홀짝이다 심장이 터질 듯이 아픈 경험을 한 후 술은 잘 마시지 않았다. 술자리가 있어도 맥주 한잔 소주 한잔에 얼굴이 붉어지는 내게 술을 권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던 내게 운명처럼 '음주'의 즐거움을 알려준 첫 술은 서봉주였다.
서봉주는 농향형 계열의 하나인 봉황향 술의 대표주답게 그 첫 향에서 느껴지는 향기로움이 대단하다. 파인애플향이라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향이 난다. 내가 인생에서 처음 접했던 서봉주는 이것보다는 낮은 급인 갈색병에 든 주해 10년 산이었지만 단번에 알쓰인 나를 음주의 세계로 이끌 만큼 매혹적이었다.
여기서 잠깐 우리 바이주란 뭔지 알아보자.
우선 백주(白酒, 바이주)는 소주(燒酒, 사오주), 노백간(老白干, 라오바이간) 등으로 불리는 중국 전통 증류주의 일종으로 전분 혹은 당분을 갖는 곡물로 밑술을 빚거나 발효하여 이를 증류하여 얻은 술의 총칭이다.(나무위키, 백주 中 발췌)
한마디로 중국술이다. 투명한.
그리고 이러한 바이주는 술 담그는 법이나 사용하는 누룩 증류법에 따라 향이 달라진다.
크게 나누자면 장향(醬香), 농향(濃香), 청향(清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장향'의 장은 젓갈장이다. 특유의 꼬릿 한 향으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바이주의 대표향이다.
'농향'의 농은 짙을 농이다. 농익은 향이란 뜻으로 대체적으로 과일이 익은 향을 낸다. 향기로워 농향형 계열의 바이주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 향에 취한다.
'청향'의 청은 맑을 청으로 그야말로 맑은 향이다. 향 자체가 약해서 알코올 향이 많이 느껴진다.
이렇게 크게 세 종류의 향에서 시작하여 유명한 바이주들은 각각의 향을 나타내는 여러 용어가 있다.
서봉주는 농향형 계열 중 '봉황향'으로 일컬어지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화려한 향이다. 처음 머금었을 때의 파인애플 향은 술을 넘긴 후에도 입안에 가득하다. 술을 마신 공간이 30평형 아파트의 거실이라면 술을 마시고도 몇 시간은 그 향이 집안에 맴돌 만큼 아름답고 강한 향이어서 나는 이 술을 처음 마셨을 때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만약 '연태고량주'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은 '서봉주'를 사서 드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