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정치머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태원댄싱머신 Jul 25. 2019

흑당버블티, 적당히 마시자

일본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불매운동도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그럴 수 있다. 감정이 있는 사람이니까 자연스럽다. 일본이 밉기도 하고, 북한이 밉기도 하고, 미국이 밉기도 하다. 때로는 부모도 밉고, 애인도 미우니, 외국을 미워하는 것 정도는 애교다.


반일감정에 올라타는 사람들이 있다. 분노하는 사람들의 마음, 분노하는 쓰레기 수거차에 올라타 '더 달려!'를 외치고 있다.


앵커 출신 국회의원 민경욱은 SNS를 통해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이 미친 또XX 일본놈들아! 그건 그렇고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근처 영공을 침범했는데 일본놈들이 자기네 땅에 들어왔다고 발광하는 걸 보고도 아무 말도 못한 문재인 대통령! 그대야말로 친일파 아닌가!
 _오마이뉴스 「"일본놈들아!" 민경욱 외침의 의미... 한국당, 급했나」 2019-07-24 기사


시민들이 다 일본을 욕한다. 할 일 다 끝나고 퇴근하고 욕하거나, 쉬는 시간 짬내서 욕한다. 그래도 일본 욕하느라 자기 일을 내팽개치지 않는다. 할 일 다 한다.


반면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일본과의 관계를 다루는 게 일이다. 그들의 발언과 행동거지가 외교에 영향을 미치고, 일본과의 무역에 영향을 미치고,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아무리 속에서 천불이 나고, 유니클로 양말에 립스틱을 칠하고 싶다 하더라고 꾹 참아야 한다. 어르고 달래든 가서 사정을 하든 무릎을 꿇든, 입술 꽉 깨물고,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라고, 우리 대신 굴욕적인 일, 더러운 일 맡아서 하라고,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40대든 50대든, 암튼 립스틱을 칠하는 건 이분이 하고 있으니, 앵커 출신 국회의원은 할 일을 해야 한다.


몇 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외교마찰이 일어나고 전 세계적으로 분쟁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등 부작용이 컸지만, 인기는 높아졌다. 국민의 감정을 이용하는 건 흑당버블티만큼 달콤한 일이고, 지금 아베가 정신 없이 마시고 있는 것도 바로 그 흑당버블티다.



적당히 마시자. 이 썩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이즈와 동성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