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 해결!!
의학적으로 발견된 첫 AIDS 환자는 1981년 미국의 동성애자였지만, 1970년대 후반에 케냐를 비롯한 중앙아프리카 국가에서 성매매 여성을 중심으로 HIV 감염이 널리 퍼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후에 알려졌습니다. 원인인 바이러스 규명과 함께, 이러한 사실들로 인해 자연히 HIV 감염을 동성애 질환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의학적으로 근거를 읽게 되었지요. 동성 간 성관계를 가진다고 해서 HIV 바이러스가 생겨나는 것은 아니며, 파트너가 HIV에 감염되었을 경우 이성 간, 동성 간 성관계 모두에서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회에서 특정 질병의 발생을 줄이고 그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 질병의 위험요인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사회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위험요인 중에는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50세 이상의 고연령과 흡연은 대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입니다.
HIV/AIDS 예방과 관리에 있어, 동성애라는 성적 지향은 흡연과 같이 개입해서 바꿀 수 있는 위험요인이 아니라 연령, 인종, 성별과 같은 사회인구학적 인자입니다. 그러므로 한국 남성 동성애자의 HIV/AIDS 유병율이 높다면 '동성애가 HIV/AIDS의 원인'이라는 비과학적인 낙인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50세 이상 고연령층의 대장암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처럼 '남성 동성애자의 HIV/AIDS 발행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것은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기에 치료받을 필요가 없으며, 동성애자를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의학적·법적 상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낙인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동성애자를 비롯해 HIV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집단이 콘돔 사용과 같은 적절한 예방 수단에 접근하거나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의 존재를 숨기고 음지에서 행동하게 됩니다. 즉, 동성애가 HIV/AIDS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동성애자는 HIV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고 HIV에 감염된 이후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김 교수는 200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전국 19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18세 이상 에이즈 감염자 1474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대상은 남자 1377명, 여자 97명으로 남녀 성비는 14.2:1이었다.
조사 결과 전체 연령군의 에이즈 감염경로는 동성 또는 양성 간 성접촉이 885명(60.0%), 이성 간 성접촉 508명(34.6%), 수혈에 의한 감염 6명(0.4%), 마약주사 공동사용에 의한 감염 3명(0.2%)으로 나타나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월등하게 높았다. ...
이번 역학조사는 젊은 남성의 에이즈 감염이 동성 간 성행위와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_국민일보 「남성 동성애-에이즈 연관성, 의학적 근거 나왔다」 2018-04-16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