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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Nov 14. 2019

부적으로 총을 막을 수 있을까

 _최태성 「역사의 쓸모」

먹방 잘하는 아저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자주 봤던 아저씨가 쓴 책이다. 스타강사라고 해서 당연히 메가스터디 같은 사교육 업체에서 연봉 백억 씩 받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쳤고, EBS에서도 강의를 하고 있다. 「무한도전」이나, 「역사저널 그날」 등 TV에도 다수 출연했다. 조선일보에서 빨갱이로 몰았다고 하니, 정신은 똑바로 박힌 사람으로 보인다. 2017년에 학교에서 나와서 무료역사교육 채널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책은 생각보다 좋지는 않았다. 말 재미있게 하는 이야기꾼이 어설프게 책을 쓴 느낌이다. 문제뿐 아니라 내용도 마찬가지다. 중구난방이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흥미로웠던 부분을 먼저 소개한다.


우금치


동학농민운동에서 농민들이 우금치에서 일본군과 조선 관군에게 학살당했다는 이야기는 고등학교 때 배운 것 같다. 이때 농민들의 심정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농민군이 우금치에 도착해서 본 것은 고개 위에 걸려 있는 총들이었어요.  농민군에게는 총이 없었습니다. ... 그러니 잔뜩 걸려 있는 총을 보고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농민군은 옷 속에 부적을 붙였다고 해요. 그 부적을 붙이면 총알이 피해간다고 믿었대요. 정말로 그렇게 믿었을까요? 아니요. 당연히 믿지 않았을 겁니다. 너무 무서우니까, 무서워서 한 발짝 떼기도 힘드니까 붙였던 거예요.


실체가 있는 희망


갑신정변은 독립, 자주, 신분제 폐지 등을 주장했던 쿠데타다.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삼일 만에 끝난다. 그래도 이러한 노력은 동학농민운동으로 이어진다.


급진개화파가 뿌린 희망의 씨앗은 10년 뒤 동학농민운동으로 이어집니다. 동학은 최제우가 창시한 종교로 단순히 종교 차원이 아니라 시대의 모순을 해결하는 동력으로 사용됩니다. 동학농민운동은 정치적인 색채를 띠고 있었어요. 그들이 요구했던 개혁안을 살펴보면 탐관오리와 횡포한 부자를 벌하고 노비 문서를 없애며 토지를 고루 나누어 농사를 짓게 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신분에 귀천 없는 세상을 목표로 한 것은 갑신정변과 같은데, 그 내용은 훨씬 구체적이지요.


동학농민운동도 실패로 끝난다. 그래도 같은 방향으로의 운동은 계속 이어진다. 이러한 요구들은 결국 갑오개혁에 반영된다. 갑신정변과 동학농민운동의 주체들은 전부 죽었지만, 역사에서는 결국 결과를 만들어냈다. 저자는 끝내 실현되는 희망을 보고, 아래와 같이 멋지게 표현하다.


역사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희망이라는 말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와요. 말하자면 역사는 실체가 있는 희망입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조금 더 살아보자고, 버텨보자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단지 조금만 더 멀리 봤으면 좋겠어요.


술술 읽혔다.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많다. 그건 아래 글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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