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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Feb 28. 2020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시민 불안에 미치는 영향 연구

요즘 절실히 느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더 절실히 느낀다. 문재인 정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부 대응을 잘 한다고 칭찬한다. 반대로 문재인 정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정부 대응을 못 한다고 욕한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보수언론의 기사를 보면 악플을 단다. 이제는 시민이 기자를 평가하고 언론을 평가하는 게 자연스럽다. 문재인 정부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종편 방송을 보고 입맛에 맞는 보수 유튜버를 편식한다. 나라를 걱정하고 미래를 걱정한다.


“누가 나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어주는가?” 이 기준에 따라 ‘의인’과 ‘참언론’의 여부가 결정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런 기능에 충실한 ‘해장국 언론’을 갈망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당신은 이미 스스로 정해놓은 답을 찾는 ‘답정너 언론’을 열망하는 건 아닌가요?
 _강준만 「기레기라고 욕하는 당신께」 한겨레 2019-12-08 칼럼


고개를 끄덕하는 주장이다. 사람들은 각자 먹고 싶은 해장국을 골라 먹는다. 그래서 그런지 코로나19가 번성하는 와중에도 정권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안정적인 상태를 보인다. 대응을 잘 하고 있다는 외신의 평가에 주목한다.


한국 전문가인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교환교수는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은 진단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자유로운 언론 보도와 민주적으로 믿을만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은 인원은 3만 2000여 명에 달한다. 지난 22일에는 진단 건수가 9424건에 이르렀다. 검사 당국의 우수한 진단 능력이 자유로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는 시스템 덕분에 한국의 확진자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_중앙일보 「韓확진자 많은 건 빠른 검사 속도, 자유로운 언론보도 때문」 2020-02-26 기사


반대로 정권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불안해한다. 나라가 당장 망할 것 같은 분위기를 언론이 퍼뜨리기 때문이다. 황교안을 좋아하고 유승민을 좋아하는 지인들의 안색을 살펴보니 얼굴이 거뭇거뭇하다. 불안이다.


메르스 때는 불안해하지 말자며, 경기 침체를 우려했던 보수 언론들을 기억한다. 이번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만, 오히려 초기대응 실패라며 정부 비판을 하는 것은 과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역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덕분에 정부는 더 조심하고 더 확실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잘하는 데 왜 비판하느냐는 질문에 비판하니까 잘 하는 거라는 대답으로 응할 수 있다.


지금을 메르스 때와 비교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당시에는 누가 어디서 바이러스에 걸렸는지 공개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전부 공개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그래서 지지자들은 너무 안심해서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신천지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신천지라는 종교집단은 현 정권의 지지자조차도 손소독제를 쓰게 만들었다. 항상 문재인 정권의 대응을 칭찬하며 믿고 견디어 보자고 외치던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고 침묵다.


그런데 마스크가 부족하다. 그래서 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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