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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r 22. 2020

누가 나에게 집을 사주지 않겠는가?

착한 임대료 운동

임대료 인하 운동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대중이 모여서 함께 하는 게 운동이라고 한다면, 임대료 인하 '요청' 운동이라면 몰라도, 임대료 인하 운동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 어느새 다들 집주인이 되기라도 한 걸까.


알아보니 운동이라고 하기에는 빈약한 것이었다. 일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깎아주고 또 연예인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깎아주기라도 하면, 그때마다 언론은 빈약한 기사 쏟아내기 운동을 하고 있었다.



전지현은 임대료의 10%를 감면해줬다. 서장훈도 10%를 감면한다. 원빈과 이나영도 임대료의 50%를 감면하기로 했다. 김태희와 비도 임대료의 50%를 감면한다. 장혁은 20%를 감면했다.


유명한 연예인은 전부 다 건물주인 것 같다. 왜 이렇게 전세가 비싼가, 아파트 값이 왜 이렇게 오르나 궁금했는데, 짐작이 간다. 물론 연예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모든 자산가들은 자산을, 현금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일정한 형태로 보유하게 된다. 가장 많이 오르는 자산 유형을 선택하는 게 당연한 거다.


한국 가계에서 금융자산 대 비금융자산 비율은 2 대 8로 비금융자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4%, 70%로 비금융자산보다 훨씬 많다.
 _동아일보 「한국 가계자산 80%는 부동산 등 비금융」


특이하게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몰려있는 정도가 심하다. 일본과 미국은 반대다. 대부분이 금융자산에 몰려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


저금리, 코로나19, 인구성장률 감소, 종합부동산세 증가 등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커지기 전까지는 치열하게 논쟁했으나, 지금은 하락을 이야기하는 이른바 전문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경기 위축은 기정사실로 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피할 수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더 멀리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부동산 시장은 하락했다. 부동산이 안전자산이 아니라 실물자산으로 전이된 상황이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금융 위기가 주택시장으로 전이된 기간을 보면 통상 6개월 걸렸다. 6개월 뒤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데이터로 나타날 것이다. 
 _중앙일보 「코로나 팬데믹에 빠진 집값」


대한민국 인구 중 절반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길 바란다. 자기 집을 소유한 가구의 비율인 자가보유율도 60%가 넘는다. 자기 소유 집에 자기가 직접 사는 비율인 자가점유율도 60% 가까이 된다. 대한민국 인구 중 나머지 절반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길 바란다. 폭락했으면 좋겠다.


누가 나에게 집을 사주지 않겠는가? 하늘을 우러러 목터지게 외친다. 들려다오 세계가 끝날 때까지... 나는 결혼식을 몇 주전에 마쳤으니 어찌 이렇게 부르짖지 못하겠는가? 천상의 하나님은 미소로 들을 게다. 불란서의 아르튀르 랭보 시인은 영국의 런던에서 짤막한 신문광고를 냈다. 누가 나를 남쪽 나라로 데려가지 않겠는가. 어떤 선장이 이것을 보고, 쾌히 상선에 실어 남쪽 나라로 실어 주었다. 그러니 거인처럼 부르짖는다. 집은 보물이다. 전세계가 허물어져도 내 집은 남겠다.
 _천상병 「내 집」


누가 나에게 집을 사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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