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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y 07. 2020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양조장

 _리오 메구루 「잘 팔리는 공식」

원래 일부 영업인들의 관심사, 마케터들의 관심사였던 마케팅은 이제 전 국민이 관심을 갖는다. SNS 때문이다. 나를 홍보하고 내 몸을 홍보하고 내 센스와 내 취향을 홍보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일상이 홍보가 되다보니 가끔 마케팅 책도 있는다.



나는 사람들한테 "마케팅이란 한마디로 무엇일까요?" 하는 질문을 던지고 나서 이렇게 설명한다.
"마케팅이란 '저절로 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글을 시작한다. 아주 쉽고 가벼운 책이다. 사례로 가득 차 있다.


추천 메뉴가 너무 많은 우동집은 실패한다.


골목식당을 보면 항상 백종원이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메뉴 줄이기다. 한두 가지로 집중하면, 사람이 몰려도 감당할 수 있고, 요리 실력도 는다.


고객의 목소리에 너무 의지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의견을 듣는 건 중요하지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새로운 무언가를 원한다면, 고객은 답을 줄 수 없다.


고객의 대답은 항상 즉흥적이다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하는데 설문조사를 하는 건 의미가 있다. 신제품 개발을 할 때는 필요없다.


사업 영역에서 벗어날 것 같으면서도 벗어나지 않는 법


나고야에 어라이브라는 회사가 있다. 홈페이지 제작회사다. 이 회사 사장은 예전에 인쇄 회사를 하기도 했는데, 이 경력을 살려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바로 공유 오피스다. 다양한 소기업과 프리랜서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사람들이 원하면 홈페이지 제작도 해준다. 공유오피스, 인쇄, 광고, 홈페이지, 어찌 보면 다른 분야지만, 서로 시너지를 준다.


청소년 자전거의 타깃은 중고등학생이 아니다


타깃을 잘 생각해야 한다. 자전거를 사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이들지만, 지갑을 열고 살지 말지 결정을 하는 건 부모다.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양조장


치고노이와 주조는 작은 양조장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잘 모른다. 그건 선물용으로는 장점이다. 익숙한 술보다는 덜 알려진 술이 애주가에게는 흥미를 끈다.


더구나 "기후 현의 계단식 논에서 재배한 쌀로 빚은 술입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양조장의 술입니다."라고 홍보한다. 아름다운 계단식 논의 사진이 들어 있는 이 술을 선물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선물이 될 것이다.
알기 쉽고 전하기 쉬운 메시지가 있다면 선물을 하는 사람도 이 술을 고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나를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고민한 끝에 선물을 골랐다며 감동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선물 받은 사람이 그 술을 맛있게 마셨다면 "얼마 전에 계단식 논에서 재배한 쌀로 빚었다는 술을 마셨는데..."라며 일본주를 좋아하는 다른 애주가에게도 이 술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다.


SNS를 하는 이유, SNS를 하지 않는 이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시미즈 에츠코 라는 커뮤니케이션 강사가 있다. 그는 스케줄이 빈틈이 없을 만큼 강의 의뢰가 밀려드는 인기 강사다. 언젠가 시미즈 씨를 만났는데 자신은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의아해서 인기 커뮤니케이션 강사가 왜 페이스북을 하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시미즈 씨는 고객들이 페이스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몇 달 후 시미즈 씨가 페이스북에 친구요청을 했기에 이번에도 놀라서 왜 시작하게 됐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고객들이 페이스북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의 대답을 듣고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시미즈 씨는 자신의 고객들이 보지 않는 매체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고객의 성격에 따라 홍보 방식을 정해야 한다. SNS가 필수는 아니다.


'어서 오세요' 보다는 '안녕하세요'가 효과적이다


물건을 팔려는 태도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오히려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


★★★★ 이 책의 마케팅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표지에 담겨 있는 내용이 가장 재미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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