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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y 22. 2019

소비

체험보다 소유


소유에 돈을 쓰는 사람이 있고, 체험에 돈을 쓰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간혹 돈을 안 쓰는 사람이 있다. 나는 첫 번째다.


소비사회가 성숙해지면서 차츰 소비의 방향은 소유에서 체험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물건보다는, 체험과 경험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소유는 객관적으로 비교가 가능하다. 반면 경험은 그게 쉽지 않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은 SNS의 영향으로 경험마저 획일화되고 비교가능해지는 추세가 되었다. 획일적인 해외여행 사진을 본 적이 없다면, 당장 인스타에 들어가서 태국여행을 검색해보자. 아니다, 검색하지 말자.


그러니까, 이제는 소유나 체험이나 비슷해진 것 같다.


연구 : 2003년 길로비치는 학술지에 '체험하느냐 소유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소유보다 경험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낀다는 실험 결과를 담고 있다. 매우 많이 인용되고 회자되는 연구 결과다.





구조적 문제


대한민국의 노동문제는 임금격차가 그 핵심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지의 격차가 매우 크다. 중소 제조업체에서 부품을 만들고 대기업에서 조립해 수출하는 형태다보니, 이윤이 아래로 내려간다는 트리클다운*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출중심 산업에서 벗어나려고, 내수를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이처럼 규모에 걸맞지 않게 수출만 극도로 비대해진 경제는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비유하자면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라는 쌍발 엔진 가운데 수출이라는 엔진 하나만 주로 사용해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 이제는 내수를 키우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_선대인 「문제는 경제다」


내 과소비가, 대한민국의 내수를 살리고 노동 격차를 해결한다.


Trickle-down : 낙수효과. 대기업의 성과가 커지면, 연관 산업에 그 성과가 유입이 된다는 효과를 의미한다. 형평보다 효율을 우선시하자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론이지만, 정작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사회과학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여행에세이집 「하라는 일은 안하고」에 수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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