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김중혁 「나는 농담이다」
사람들은 컴퓨터를 고치는 일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간단하거든요. 확실한 방법 하나 알려 드릴까요? 껐다가 다시 켜 보세요. 절반은 그걸로 고칠 수 있어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인과 헤어져 괴로워하는 친구가 있으면 불러낸 다음 몰래 수면제를 먹여요.
_김중혁 「나는 농담이다」
관제 센터, 들리나?
고요하다.
사령선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계기판도 먹통이 됐고, 수신되는 메시지도 없다. 기내 산소량은 25퍼센트. 수동 제어하고 있지만 방향을 확인할 수 없다.
_김중혁 「나는 농담이다」
산에 오르면 너하고 조금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거기에 가면 하늘이 좀 더 잘 보이고, 하늘을 자주 올려 보게 된다. 산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면, 내려오는 길에서는 늘 같은 생각을 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갔던 길을 되돌아서 내려올 수 있다면, 이런 생각이다. 같은 생각을 자꾸 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니까 나는 계속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산을 내려온다. 어떻게 너와 헤어질 생각을 했을까. 처음부터 너를 꼭 붙들고 있어야 했던 건데, 산을 내려오면서 나는 자꾸만 옛날 생각을 한다.
_김중혁 「나는 농담이다」
코미디는 송우영의 일기장 같은 것이었다. 코미디 대본에다 마음을 적었다. 격렬하면 격렬한 대로, 차가우면 차가운대로 솔직하게 적었고 거기에서 최대한 웃음을 쥐어짜려고 노력했다. 코미디에서 가장 많이 써먹은 소재는 어린 시절과 어머니였을 것이다.
_김중혁 「나는 농담이다」
엄마는 그날 밤에 돌아왔어요. 돌아와서는 저하고 제대로 한판 붙었죠. 엄마가 두 컵 정도 눈물을 흘리고 나더니, 예, 당연히 와인잔은 아니었고, 위스키 스트레이트잔 정도였죠.
_김중혁 「나는 농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