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박민규 「지구영웅전설」
"잘 주무셨나요 바나나맨?"
반가운 목소리의 아침인사가 내 등을 노크한다. 안 봐도, 간호사 아이리스임을, 나는 안다. 나로선 그리운 워싱턴 쪽의 억양에다, 흑인이며, 삼십팔 세의 미세스다.
"물론."
나는 또 한번 고개를 끄덕인다.
내 이름은 바나나맨. 이 지구를 지키는 슈퍼특공대의 일원이다.
"축하해. 이제 자넨 영웅이야." 슈퍼맨이 얘기했다.
"이게 현실일까?" 내가 소리쳤다.
"물론." 다시 슈퍼맨이 말을 이었다.
"너의 영혼은 백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