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거 오줌보가 홍금보네
희태 형은 그 이름으로 말하자면, 기쁠 희(喜) 자에 클 태(太) 자를 쓰는 사람으로 나의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그 이름에 걸맞게 자신은 물론 주변과 세상에 큰 기쁨을 주고자, 에로 영화 감독으로 이름을 떨치다 에로 영화 산업이 위축되자 아예 성인 사이트를 열어 버린 사람이다. 과연 큰 기쁨을 주는 사람이었다. 그는 만날 때마다 사람은 누구나 이 땅에 업보를 지고 태어나며, 그 업보는 대개 이름을 통해 해석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펼쳤다. 그에 따르면, 이름이란 부모가 지었건 역술가가 지었건, 작명되는 그 찰나 신의 영감이 작명자에게 임하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신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될 좌절과 방황, 상처와 회복의 과정을 해쳐 나갈 비결을 바로 그 이름 속에 숨겨두었기 때문이라 했다. 따라서 이름이야말로 신과 개인이 진실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자 비밀의 문이며, 인간이란 존재는 결국 자신의 이름을 통해 운명을 해석할 수밖에 없으며, 인간이 이름 속에 담긴 운명을 거역할 경우 신의 저주를 받음은 물론이거니와, 동시에 그것은 자기 출생의 근거를 오만하게 부정하는 것이며, 나아가 수천억 개의 톱니바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리어 돌아가는 우주의 질서를 깨뜨리는 극악무도한 짓이며, 한술 더 떠 자연의 작동 원리와 인류의 평화를 깨뜨리는 범우주적 죄악이라고 설파했다.
_최민석 「능력자」
사랑하는 작가1 : 최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