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서하나 「하얀 난쟁이는 영원히 소멸」
독서모임을 5~6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에세이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소설은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되고, 인문학은 저자의 주장을 이야기하면 된다. 에세이는 저자가 자신의 일기를 조금 더 그럴듯하게 바꾸면 만들어진다. 저자의 일상이 특이하다면 그걸 소개해도 좋다. 이책은 아니다. 어마어마한 사건도 없다. 그러면 그냥 평이한 산문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책 표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환상산문집. 산문집의 형태를 띄고 있으나 환상이다. 그러니까 그냥 소설인 거다.
예전에 #언제들어도좋은말 이라는 책을 읽었다. 엄청 찌질한 주인공이 자기 이야기를 적은 것처럼 보여서, 이게 실화냐 아니냐 독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다. 나중에 개정판을 보니 소설이라고 표지에 적혀있었다.
이 책은 그런 우려는 없다. 일기처럼 적은 글이지만, 누가봐도 상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주인공이 막 사람이었다가 외계인이었다가 나비였다가 한다.
이 책은 슝슝 @shyungshyung_w 님에게 구입했다. 작가는 서하나 @orca_cafe 인데, 슝슝 작가가 출판사 역할을 한 거다. 작품이 좋아서 내자고 했단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책을 안 살 수 없었다.
나도 이 마음을 안다. 얼마전에 mopo @100mopo 님의 글을 읽고 너무 좋아서 내가 낸다고 설득해서 책으로 만들고 있다. 다른 사람이 낸다고 할 정도면 책이 엄청 좋은 거다.
그래서 샀는데, 역시나 너무 좋다. 하지만 이게 소설도 아니고 인문학도 아닌 에세이다 보니 뭐라고 설명할지 모르겠다.
책이 너무 좋은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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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했어요. 생각도 죄가 됩니까. 어떤 종류의 죄는 상상에서부터 비롯됩니다. 당신은 죄의 기원이군요. 정말이지 경찰관은 아무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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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나의 대기권에 네가 진입한다면 너도 나도 뜨겁게 달아오를 거라는 걸 안다. 우리의 대기권은 입술의 반경 30센티. 서로의 숨결에 닿기만 한다면 각자의 긴장을 이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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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북을 만들었는데 아직 인쇄는 안했다..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이쁘게 나왔으면 좋겠다.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