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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Jun 21. 2023

「불효자의 불끄기 대작전」

mopo | 불끄기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활활 타버린, 불효 에세이


안녕하세요. 거의 1인출판사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입니다. 연애도 차갑게 바라보던 #연애는다음생에 작가 mopo의 신작!! 이번에는 엄마가 주제입니다. 분명 이 주제라면 감동 코드가 아닐까 예상하겠지만, 개그로 갑니다.


「불효자의 불끄기 대작전」

무딘 아들의 속성 불효 탈출 어리광, 불효 에세이

엄마에 관한 기억을 되짚으며 이제 한번 따뜻해지려다 그만 조절하지 못하고 불타버린 불효 에세이!

평소의 불효로 모자라 불효를 박제하는 불표에세이까지 적어버린 진짜 활활 불효자!



책 소개

두번째로 만든 mopo 작가의 책이다. 두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사실 작가와 출판사는 만난 적이 없다. 우연히 북페어에서 작가의 글을 읽고 DM으로 출간을 요청해서 첫번째 책이 나왔다. 그리고 두번째 책도 온라인으로 연락하며 만들어졌다. 두번째 책 가제본을 가지고 김해로 내려가 북토크를 진행했는데, 이때 처음으로 출판사와 작가로 만남을 가진 거다. mopo 작가도 북토크 날 자신의 두번째 책을 처음으로 만났다.

매력은 조합의 영역이다. 색감의 조합으로 그림이 탄생하고 음표의 조합으로 음악이 만들어진다. 그 조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매력이 커지고 작아진다. 너무 조화로워서 생기는 정갈한 매력이 있고, 반대로 어색함에서 오는 생경한 매력이 있다. mopo 작가의 매력은 형식과 내용의 어색한 조합에서 온다. 연애라는 가벼운 주제를 논문 쓰듯이 구성한 책 #연애는다음생에 는 진지한 얼굴로 피식하게 된다. 엄마라는 신파적인 소재를 가지고 퉁명스럽게 유머를 던지는 책 #불효자의불끄기대작전 은 무표정한 얼굴로 피식하게 된다.





책 사양

제목 불표자의 불끄기 대작전

지은이 mopo

SNS instagram @100mopo

디자인 이태원댄싱머신

펴낸곳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

등록번호 제25100-2018-000040호

등록우편 hello@watermelonbook.com

SNS instagram @watermelonbookdance

ISBN 979-11-93333-00-6

판형 113 * 188 * 6.6 mm

쪽수 134쪽

내지 미색모조 80g

표지 반누보 227g (코팅안함)

정가 8,700원 (졸다가 잘못 입력)



차례


엄마는 단호박 20

엄마표 펀치라인 22

순삭 24

엄마는 위대해 26

엄마 말씀 잘 듣자 28

냉철한 평가 32

외모지상주의 34

갈 36

엄마는 빼줘 38

엄마의 복수 40

손바닥 안 42

엄마라 부를래 평생 48

엄마와 엄마들 50

엄마 사랑해요 54

다려둔 정장 58

지진 64

틈새 작업 회고 68

완벽한 엄마상 74

엄마라는 섬 78

도서관 나들이 80

고양이와 쥐 82

엄마는 독서광 90

엄마의 편식 90

엄마의 찬합통 94

삐딱한 뒤통수 100

늘 새 옷 102

하얀 기억 106

엄마의 다음 생엔 112

Multiverse of Mother 114



책 속으로

저녁을 먹지 않고 늦게 들어가는 길에 엄마에게 전화했다.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이미 저녁을 먹은 후 한숨 자고 있었다고 하신다. 뭘 좀 사 갈지 물으니 배를 깎아 드시고 있다는 답을 하셨다. 방금 자고 있다고 하시면서 동시에 배를 먹고 있다는 혼란스러운 이야기. 무슨 소리냐 되물으니 저녁을 좀 많이 먹었더니 배가 너무 불러서 방금 자다가, 목이 말라 잠을 깨서 지금 배를 깎아 드신단다. 배가 불러서 배를 깎아 먹는 엄청난 펀치 라인. 엄마의 클래스에 다시 한번 리스펙했다. 역시 나를 낳은 우리 엄마가 맞다. 그러면서 너 뭐 먹을걸 사올 거라면 순대를 사오라고 콕 집어 말씀하셔서 분식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9


하루는 집에 와서 입이 심심하던 차에 과자 한 봉지가 눈에 보였다. 부드러운 고구마 맛 과자 큰 봉지라서 좀 부담스러웠으나 그냥 맛만 보고 다시 묶어두면 되겠거니 싶었다. 그래서 뜯고 한입 두입 먹다가 TV 드라마를 보고 있던 엄마에게 먹으라고 권했더니 처음엔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셨지만, 우리 엄마가 아닌가. 이내 슬쩍 드시기 시작하셨고 나는 몇 조각만 먹은 후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엄마가 역정을 내신다. 입안이 다 헐었다고. 그새 그 큰 봉지를 다 드셨다. 지퍼가 없어서 닫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 덧붙이시며. 11


집에 갔더니 엄마는 웬일로 피자와 치킨을 사 오셨다.

별로 배고프지 않아서 몇 조각씩만 먹다가 옆에 옥수수 샐러드가 있어서 뜯어 먹으려니 엄마는 내게 '옥수수 묵지 마라. 그거 살 잘 찐다더라.' 라고 말리셨다. 피자와 치킨을 먹는 내가 옥수수 먹고 더 살찔까 봐 걱정하신다.

역시 엄마는 위대하다. 27


몇 번을 불러도 돌아누워 잠자던 엄마는 TV에 임영웅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자 벌떡 일어나셨다. 30


어느 날 문득 어머니가 신세 한탄을 하셨다.

‘나는 다시 태어나면 돌로 태어나고 싶다.’

왜냐고 물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으시단다. 그냥 가만히 있고 싶다고.

부자가 되어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 있지 않냐? 고 되물어도 그냥 인간의 삶 자체가 싫으신 건지 ‘그냥 아무것도 아니고 싶다’라고 하신다.

그래도 꼭 다시 태어나긴 태어나신다고 한다.

그냥 돌로.

그럼 나는 엄마 돌이 어디 험하게 구르지 않도록 밑에 깔리는 흙으로 태어나야 겠다. 113



편집자의 말 중에서

시간이 지나고 이번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서점 이름을 고민한다고 했다. 우리도 서점 「회전문서재」의 이름을 지을 때 다양한 문제를 고려했다. 발음도 줄임말도 의미도 생각하고, 기억하기 좋은데 유일무이 해야하고, 로고를 만들었을 때는 어떨지 SNS 상에서는 어떻게 보일지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오랜 시간 생각했지만 그냥 「회전문서재」의 느낌이 좋아서 선택했다.


mopo 작가는 일단 '냉장서고'라는 이름이 떠오르긴 했는데 어디까지나 차선책이라며 더 좋은 서점명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나는 바로 맘에 들었다. 아이디어를 요청하니까 하나마나 한 아이디어를 몇 개 던지긴 했으나, 역시 이번에도 처음 들은 제목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냉장서고. 시원한 냉장고 같으면서 책이 있는 서고 느낌도 있고, 네 글자가 디자인적으로도 좋다. 결국 서점 이름은 「냉장서고」로 결정

되었다.


「냉장서고」의 서고지기 mopo 작가의 「불효자의 불끄기 대작전」을 소개한다. 책에 대한 독자의 첫인상이 어떨지 궁금하다. 책을 덮을 때는 또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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