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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Jul 08. 2019

도덕은 신과 함께

_스티븐 로 「철학학교」


 _신과 종교가 없어도 도덕은 존재할까?


신이나 종교 없이 도덕이 존재할까 하는 의문과 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다. 신이나 종교가 없이,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하는 도덕율이 만들어지거나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문명에서 종교가 도덕을 담당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의견은 참신하다.


물론, 문명화된 사회일수록 도덕을 가르치는 종교가 존재하는 경향이 있지요. 그렇다고 해서 이 단순한 사실이 종교가 문명의 필요조건이라는 점을 입증하지는 않아요. 요컨대 대부분의 번성한 문명에는 수영장이 있지만, 누구도 수영장이 없는 문명은 붕괴할 거라고 주장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물론 종교와 도덕만큼, 수영장과 도덕이 관련되어 있다고 기대할 수는 없죠. 그러나 허무신씨가 지적한 것처럼,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포함한 몇몇 번성한 문명들은 옳고 그름을 정하는 일에 꽤나 무심했어요. 더욱 흥미로운 점은, 종교가 도덕을 가르치려고 할 때, 각 종교는 도덕 이외의 점에서는 크게 다르면서도, 도덕에 관해서는 거의 동일한 규범을 정하려 한다는 점이 드러났어요. 이 점을 볼 때, 도덕과 문명은 종교가 없다면 융성할 수 없기는커녕, 오히려 종교가 이미 존재하는 도덕을 반영하며 그 도덕은 어떠한 경우에도 융성하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이 성립합니다. 모든 인간의 마음을 끄는 보편적인 도덕적 규범(살인이나 도둑질 등을 금지하는 규범)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종교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대체로 이런 기본적인 규범에는 도전하지 않으며, 다만 그것을 형식화하고 그 종교 나름의 방식으로 몇가지 새로운 세부조항들(특정한 음식을 먹는 것을 금지하는 것 등)을 덧붙입니다.


종교가 도덕에 의존한다는 주장이다. 매우 참신하고, 일리 있어 보인다.



 _창조론은 과학적일까?


저자는 창조론을 아주 철저하게 박살낸다. 탈탈 턴다. 저자가 들었던 몇가지 비유 중 하나를 소개한다.


사실, 아무리 비합리적인 이론이라 해도, 반증에 맞서 계속 방어할 수 있어요. 반증하는 자료가 있을 때마다 자료와 잘 들어맞도록 하기 위해 핵심이론에 계속 무언가를 덧붙임으로써 그 이론을 반증에서 구할 수 있죠.
고양이가 실제로는 화성의 비밀요원이라는 가설을 내가 제안했다고 해봅시다. 고양이는 뇌가 너무 작고 언어를 구사할 수 없으며 화성인들에게 비밀보고서를 전달할 수 잇는 방법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등의 사실은, 내 가설을 직접적으로 반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각각의 경우에 이러저러한 임시방편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내 가설을 보호할 수 있어요. 아마 "고양이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지만, 단지 우리에게 숨기고 있을 뿐이다. 그들의 뇌는 매우 작지만 굉장히 효율적이어서, 고도의 지능을 갖추고 있다. 또 고양이의 송신기는 그들의 뇌 속에 자리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내용들은 고양이가 화성에 우리에 대한 첩보를 보내는 것을 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물론 아무리 잘 설명해도, 창조론을 글자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 중학생도 이해할 정도로 쉽고, 심지어 재미있다


양이 많아서 셋으로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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