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싸늘하게 옷깃을 스치면

추억을 소환하는 노래와 간식

by 아시시


찬 바람이 싸늘하게 옷깃을 스치면 따스하던 ㅇㅇ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


겨울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그것은 ㅇㅇ호빵이다. 광고음악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하듯, 여전히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호빵을 찾게 된다. 1971년 10월부터 선보인 그 상품은 스테디 상품이 되어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볼 수 있다. 요즘은 광고하는 것도 못 봤지만, 우리 아이들도 그 광고 cm송을 안다. 엄마가 흥얼거리니까. tv를 잘 안 보는 우리 집이라, 글을 쓰면서 혹시나하고 검색을 해보니 얼마전 개그맨 유재석이 ‘ㅇㅇ호빵’ 광고를 찍었다. 그 효과가 입증이 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이 호빵회사 ‘10월 매출 역대 최대치 갱신’했음을 보도하는 기사도 함께 볼 수 있었다.


단풍잎이 떨어져 나가고, 길을 가는 사람들이 옷깃을 여미기 시작할 즈음이면, 거리 곳곳에서 호빵찌는 냄새가 났다. 국민학교(내가 졸업하는 해에 ‘초등학교’라고 명명하기 시작함) 시절, 교실에 있던 난로를 생각나게하는 모양의 원형기둥식 찜기에 호빵이 거리를 유지하며 놓여 있었다. “호빵 두 개 주세요.”

단돈 몇 백원이면 따뜻한 빵으로 뱃속은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리지날은 단팥빵이다. 야채빵도 같이 나왔던 것 같다. 최근에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려다보니 고구마, 피자, 로제, 민트초코, 이천쌀, 공주밤호빵 등 그 종류가 다양했다. 맛과 상품의 종류가 정말 다양해졌다. 장수상품인만큼 그 유사상품도 등장했다. 모험이나 비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난 반드시 그 회사 제품의 빵을 구입한다. 아무리 업그레이드 상품이라 맛과 품질이 좋아졌다할지라도 꼭 그 회사 브랜드의 그 단팥빵여야 한다.



어려서 먹던 빵이 늘 그 ‘단팥빵 호빵’이었다. 노래가 깃든 빵에는 추억이 있다. 세상 걱정, 근심은 나와 상관없이 그저 즐겁게 놀고, 맛있게 먹고, 잠을 잘 자면 되었을 그 시절. 땀이 뻘뻘 흐르는 여름이건, 한파가 찾아오는 겨울이건 상관없이 집 앞 골목길에서 동네아이들과 한데 어울려 뛰어놀던 그 시절. 층간소음도 모르고 각자의 양옥집에서 스트레스 없이 살던 그 시절. 동네에서 놀고 있으면 밥먹으라는 엄마의 외침이 있던 그 시절. 저녁밥 먹고 있는데 부으으으응 소리를 내는 방역차 소리를 듣자마자 엉덩이 스위치에 불이 들어온 듯, 밥상 위에 수저를 탁 내려놓고 후다다닥 뛰어가 모기약차를 쫓아 달리며 매캐한 냄새를 맡으면서도 즐거워하던 그 시절. 그렇게 밖에 갑자기 다녀와도 그러려니 할 수 있었던 그 시절. 동네가 한 데 어우러져서 아이들이 가족처럼 클 수 있었던 그 시절. 내게 호빵은 그런 존재다.


찬 바람이 불 때면, 호빵이 생각난다. 세월이 많이 지나 다른 맛있는 빵도 많지만, 여전히 손이 가는 추억의 일부이다.


* 덧붙이는 말: 요즘엔 찜기에 호빵을 미리 쪄서 판매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각자 구입 후, 집에 가서 찜기에 데우거나 전자렌지에 넣고 돌려서 먹으면 된다. 하지만, 찜기에 넣고 돌리자니 설거지가 나오고 전자렌지에 돌리자니 빵이 퍽퍽해져서 맛이 덜 하다. 밥솥에 10분간 넣은 후 먹으라는 설명도 나온다(호빵 봉지 설명서에). 이 때 한 가지 팁을 추가하면, 전기밥솥의 솥 안에 물을 약간 넣고, 빵을 담은 그릇을 넣어두면 좋다. 일정시간이 지난 후 꺼내 먹으면 옛날에 먹던 그 촉촉한 호빵맛이 난다. 설거지거리도 줄어듬은 당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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