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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Feb 10. 2022

육아일기_일과 마무리 시간

아이들이 제시간에 자야 엄마는 행복해

취침시간을 서둘렀다. 역시, 아이들은 엄마가 서두른 만큼 늦게 자기 위해 몸부림친다. 밤 10시를 넘기고 싶지 않았기에, 책 읽어달라는 것도 마다하며 “엄마 잘 거니까 너희들도 얼른 자!”라고 엄포를 했다.

​책 안 읽어주고 잔다는 엄마를 향해 서운한 눈물 한 바가지를 흘리는 아이로 마음이 약해진 나는, 결국 동화책 세 권(오늘따라 첫째까지 책을 들고 온다)을 읽어주고 나서야 “엄마, 진짜 잘 거야!”라고 다시 한번 말했다.

이어, 또 ‘한 권만’ 찬스를 쓰던 둘째 아이가 서럽다 못해 입을 삐죽이며 ‘안 자고 버티기 모드’로 들어갔다. 결국, 강제 소등했다. 아이는 속상한 마음에 방을 탈출하려다가 거실의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딛기도 전에 방문을 닫았고,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끌며 겨우겨우 자신의 잠자리를 향해 되돌아왔다. 이렇게 해서 어젯밤 나의 취침 시간은 결국 밤 11시 반이 되었다.


전에 그려본 이모티콘, 어설프지만 첫시도치곤 만족한다. 난 완벽주자가 아니니까^^;

​​

아.. 뭔가 억울해..​


이 늦은 시간에 잠들면, 어차피 내일 이른 기상은 못할 테고.. 그럼 ‘나만의 공간’을 위한 ‘나만의 시간’은 사라진다. 이왕 모두 잠든 거, 이불속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조용해진 부엌,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처럼, 나만의 공간(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새벽에 성경책을 펴고 하루의 말씀을 구해야 할 텐데, 어차피 일찍 일어나지 못하면 애들과의 전쟁통 속에 말씀 묵상이 어렵다. 늘 그렇듯, 말씀부터 읽고, 이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글쓰기다운 글쓰기를 하고 싶었는데, 생각만 있었나보다. 나의 손은 ‘제대로 된 글쓰기’보다는 투정 같은 ‘그냥 일기’를 이렇게 써내려갔다. 일기에 푸념같이 쓰다 보면 내 안에서 비워지고, 보듬어지고, 힐링마저 되는 기분이다. 이게 바로 글쓰기의 효과라는 거겠지.

아이패드로 그림도 그리고 싶고, 책도 읽고 싶다. 지식, 정보를 얻기 위한 글이 아닌, 내용이 좋은 양서를. 아.. 시간은 이미 새벽 2시를 향했다. 성경을 너무 오래 읽었나 보다. 그림을 그리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것 같고, 책이나 조금 봐야 할 것 같다. 오늘 내 손이 향한 책은 ‘위대한 개츠비’이다. 아쉽지만.. 책은 조금만 읽고, 가장 중요한 작업(먹고사는 문제, 일)을 끝으로 나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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