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1호는 첫째이고 11살이지만 여전히 어리광부리기를 좋아한다. 많이 컸다고 말하면 자기는 아직 어리다면서 삐친 척을 한다. 그랬던 1호에게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슴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평생 아이일 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내심 그런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여튼.. 지금 아이에게 이런 변화가 오리라곤, 생각보다 그 시기가 빨랐다. 마치, 10년 후에 찾아왔어야 할 4차 산업시대가 코로나로 하여금 빨리 도래한 것처럼. 아이의 2차 성장도 코로나로 하여금 앞당겨 시작되었다.
2차 성징이 빨라진 이유와 대책
이는 움직임과도 연관이 있다. 아이가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놀이터를 떠날지 몰랐다. 유치원, 혹은 학교가 끝난 후부터 저녁이 되도록 놀이터에서 신나게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2학년을 앞두고 들이닥친 코로나로 하여금, 아이는 집순이가 되어 집 밖을 나갈 줄 몰랐다. 집 안에서 가만히 앉아서 책을 보거나 레고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몇 시간씩 자리에 앉아서 지냈다. 기껏해야 약간의 스트레칭을 하는 정도였다.
‘줄넘기해라.’
‘싫어.’
‘산책이라도 하자’
‘싫어.’
….
아이는 늘 제자리를 지켰다. 고3이라도 된 것 마냥.
알고 보니, 우리 때와 달리 요즘은 초등 3~4학년 때 2차 성징이 온다고 한다. 이유는 ‘영양상태가 좋아진 것’에 초점을 둔다. 마침, 지인이 같은 고민을 했다. 3학년인 아이에게 2차 성징이 시작된 것이다. 지인은 이 방면으로 유명하다는 대학병원 교수님을 찾았다. 수개월을 기다려 들은 교수님의 말씀은, 이왕 시작된 것 미룰 수는 없고 다음 단계를 지연시키위해 몇 가지 솔루션을 제안하셨다.
1) 음식을 조절(육류 안 먹이고 생선류 먹이기, 생선보다는 두부, 콩을 통해 단백질 섭취하기/ 캔이라 플라스틱 등에 들어간 음식 안 먹이기)
2) 운동
시간 관계상 지인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으나, 음식은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좋은 것을 먹이는 건 당연한 이야기일 것 같고, 운동의 경우 많은 아이들이 코로나로 인해 집 안에 있는 습성이 생겼다. 때문에, 움직임이 적고 이에 성장판 자극이 안 되어 2차 성징이 빨리 찾아온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우리 집에 찾아온 2가지 변화
1. 식단
요즘 우리 식탁에 변화가 왔다. 과자, 캔 음식을 자주 먹이지는 않으나 안 좋은 걸 굳이 먹일 필요가 있을까 싶어, 주일에 교회에서 주는 과자 선물만 받고 평일에는 굳이 사먹이지 않는다. 거의 매일 보던 고기류는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제한하여 야채류 위주로 주려고 노력한다. 사실 이 부분이 쉽지는 않다. 야채류 반찬은 씻는데도, 요리하는데도 오래걸리는데다 한두 가지만으로는 포만감이 없어 그 종류도 다양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이 식단을 지속할는지 모르겠지만 하는데까지는 노력해보려 한다.
2. 운동
2년간 운동은 남의 일이라 치부했던 아이도, 막상 2차 성징이 다가오니 정신이 번뜩 드나 보다. 요즘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30분간 운동한다. 운동하기로 약속하자마자 연일 2일간 비가 내려 제대로 운동은 못하고 산책 수준으로 움직임을 줬는데도 불구하고 워낙 운동량이 없어서일까? 아침잠도 깨고, 기분도 좋아지고, 운동량도 늘고, 아침밥까지 잘 먹게 되니 운동 하나로 4가지를 잡게 되었다. 찾아보면 더 많은 이익이 있는 것 같다.
10월생 초등 4학년에게 찾아온 2차 성징이 그리 반갑지는 않지만, 위기를 기회로 잡아 이참에 건강을 위한 운동 습관을 다잡게 되어 감사하다. 또, 아직은 성장판이 열려 있으니, 최대한 노력하여 아이가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아.. 그나저나 엄마는 참 바쁘다, 신경 안 쓰고 싶어도 신경 써야 하고 안 챙기고 싶어도 안 챙길 수가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