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신년계획 + 버킷리스트
새해 1월 1일. 많은 이들이 그렇듯, 나도 새해 계획을 세웠다. 신혼 초에는 남편과 둘이 애둘러 이야기했다. 정신없이 10년의 세월을 육아하며 보낸 후 어느날, 다섯 명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종이에 끄적끄적 '한 해 계획 세우기'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생각하면 생각이 잘 안 나기에, 11월 부터 생각을 해 뒀다. 아이들은 너무 미리 이야기하면 잊어버리기에 새해가 되기 3일 전부터 공지했다.
드디어 2023년 1월 1일 새해가 밝았고, 새해 신년 예배를 드린 우리 가족은 때늦은 점심을 먹으며 자연스레 신년 목표 세우기에 들어갔다. 미리 생각하고 큰그림을 그린다고 그렸는데, 막상 다이어리를 펼치니 생각이 안 났다. 하지만 단어 하나를 적기 시작하니, 고구마 줄기를 뽑으면 고구마가 주렁주렁 연결되어 나오듯, 순식간에 10개를 채워버렸다.
"사실, 목표를 10개 쓰라고 했지만 이걸 다 지키는 건 꽤 어려운 거야. 이 중에서 3가지만 표시해 보고 그걸 우선 순위로 삼자. 사실 이 중 한 가지라도 목표를 이룬다면 올 한 해는 정말 대박난거야!"
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난 이 중 3가지를 표시할 수가 없었다. 대부분 이미 해 왔던 것에 강화가 된 게 대부분이라 새로운 계획이라기 보다는 진행형이었다. 전혀 새로운 내용이라면, '사업'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기는 하다.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올 해 내가 매진하고 돌파해야할 올 해의 목표는 바로 이 부분이구나 싶다. 역시 사람은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친구에게 '고민이 있어'라고 말해놓고, 고민을 풀어내다보면 스스로 해결 방법을 발견하듯, 글쓰기를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데서 깨달음을 알아가는 일은 참 매력적이다. 글을 쓰며 생각이 정리가 되다보니 미처 발견 못한 부분을 나도 모르는 내 생각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올 해는 신년 목표 10가지 이외에 3가지 버킷 리스트를 추가했다. 나의 버킷리스트 3가지 중 2가지는 '여행'과 관련되어 있다. 그동안 육아하느라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했다. 겨우 시간을 내어 움직이더라도 제대로된 여행을 하지 못했다. 분명 여행한다고 떠났는데 극기 훈련을 하고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여행을 기피하기도 했고, 코시국에 발이 묶여 취소한 여행도 있으며, 일하는 여건상 할 수 없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독이 많았다.
아직 막내가 어린 5살이기는 하나, 초등 두 자녀가 있으니 많이 걸어보고 싶다. 분기별로 1회씩은 제주도 올레코스를 걸으며,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튼튼해지며, 자연을 둘러보는 경험으로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아이들과 우리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 막내의 하소연을 덜기위해 휴대용 유모차 준비는 필수이다. 부부 둘이 번갈아가며 밀고 가려한다. 더불어, 육아하느라 많은 부분 섬기지 못했던 양가 부모님들을 각각 모시고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다.
올 해는 할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기대가 되고, 에너지도 마구 솟아나는 것 같다. 마음이 있는 곳에 보물이 있다는 톨스토이의 말이 생각난다. 내 마음이 어디있는지, 내 신년 계획을 보면 알 수 있다. 내 마음은 내적 성장과 강화에 있다. 내 안에 발견한 원석을 갈고 닦아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이 될 생각에, 벌써부터 입꼬리는 올라가고 심쿵한다. 한 해가 기대된다. 너무 앞서가지는 말되, 꾸준히 나아감에 지치지 않도록 페이스 조절에 신경써야겠다. 한 해의 시작을 '계획'하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실천을 할 때 중요한 것은, 하고자하는 의욕이 아니다.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실천력이다. 집중이 잘 된다고 해서 몰빵하듯이 에너지를 과히 쏟으면 번아웃 상태가 이어지기 마련이다. 마라토너가 42.195km를 달리기위해 처음부터 전력질주하지 않듯, 힘의 분배와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나와 더불어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페이스 조절을 잘 하셔서 스스로 뿌듯한 한 해를 보내셨으면 좋겠다.
*** [매일 15분 책읽기 인증방] 멤버 모집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