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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Apr 15. 2023

[북리뷰]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싶을 때 읽는 그림책

밀랴 프라흐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


겨울의 동굴에서 따뜻한 봄부터 시작해, 여름, 가을을 거쳐 겨울, 또 봄을 맞이하는 계절을 배경으로 한 동화다. 따뜻하고 포근한 정서를 느끼기에 제격인 일러스트가, 동화의 내용을 잘 받쳐준다. 어린 아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색깔인 ‘노랑’이 페이지마다 빠지지 않아, 동화의 전체적인 밝고 따뜻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더해준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림책 내용

두더지와 곰이 서로에게 기대 곤히 자고 있다. 갑자기 곰이 놀라 잠에서 깨어나, 벌이 나오는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며 떠난다. 벌을 만나고, 곰이 아름다운 꿈을 설명하면 벌은 그 꿈과 같은 곳을 찾아준다. 기쁨과 즐거움, 우정과 행복을 느낀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다가오자, 곰은 “마음이 이상해.”라고 말하며, 어떤 존재를 그리워하게 된다. 바삐 일상을 정리하며, 눈 내리는 겨울의 동굴을 반가운 마음으로 찾는다. 그곳에는 두더지가 기다리고 있다. 곰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더 큰 동굴을 만들어 놓았다면서 말이다. 둘은 다시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고, 아름답게 펼쳐진 봄동산을 보며 곰이 말한다. ”너랑 함께 해서 가장 아름다운 꿈이 됐어!“


이 책을 세 아이(6,9,12살)에게 읽어주었다. 어릴수록 ‘좋아, 괜찮아’ 정도의 반응이었다. 첫째 아이는 대답을 멈추었다. 그리곤 말했다. “그림도 예쁘고 동화도 좋은데 조금 어려워.” 라고. 1차적인 느낌보다는 한걸음 나아가 생각을 하다 보니 이 책이 어렵게 느껴졌나 보다. 한번 더 읽어주며, 아이들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이 무엇이니? 아이들은 동화책의 내용을 이해했는지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 있는 것!”



느낀점

어떤 이에게는 두더지가 친구일수도, 선생님일수도, 다른 사회적 존재일 수도 있겠지만, 부모가 된 입장에서 두더지는 나, 곰은 아이처럼 느껴졌다. 나는 아이와 함께 사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지냈고, 아이는 점차 자라나 자신의 관심사대로 쫓고 즐기며 세상을 살아가고 배워간다. 그러다, 자신을 한없이 사랑으로 기다려준 부모의 존재를 깨닫고 그리워하는 순간이 온다. 하루 일과 중 잠자리에 들 때가 그 순간일 수도 있고, 사춘기를 보낸 어느 날 일 수도 있고,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는 어느 날이 그 순간일 수도 있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림 속 페이지마다 곰의 주변에 함께하는 두더지의 흔적을 찾게 되는데, 그걸 깨닫는 순간 감동이 더 짙어졌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곰은 지난겨울 두더지와 함께 지낸 동굴 앞에서 몸을 요리조리 흔들었어요. 그러자 몸에 붙은 계절의 흔적들이 여기저기로 떨어져 나갔어요.’라는 글은 세상 근심걱정, 스트레스, 즐거움까지 다 털어내고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는 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묘사가 인상 깊었다.

또한, 동굴을 아름답게 꾸몄다며 감탄하는 곰에게 “이번에는 조금 더 크게 만들어 봤어. 네가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말이야.”라고 두더지가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에서 마음속에 느낌표가 새겨졌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해 주는 존재, 바로 그 존재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추천대상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꿈은 무엇인지, 나에게 두더지 같은 존재는 누구인지, 나를 두더지라 생각하는 이는 누구인지, 곰곰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름다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 자녀를 키우는 부모, 부모님의 사랑이 그리운 이들, 아이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계절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교육자료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두루두루 읽으며 소통의 수단으로 이용되었으면 좋겠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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