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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Jul 09. 2023

[북리뷰] 초등아이들 인문철학 입문책

뭉치 <세 거짓말쟁이의 감옥탈출>


"<초등 첫 인문철학왕>은 주제와 관련된 재미있는 동화, 이와 연결된 깊이 있는 해설, 철학 특강, 창의 및 탐구 활동 등으로 구성된 인문철학 책이다. "라는 이화여대 철학과 이지애 부교수의 말처럼 <세 거짓말쟁이의 감옥 탈출>은 '정직'과 관련된 다양한 동화 및 활동이 나온다. 익숙한 주인공의 기발한 생각에 동화되어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니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이 길러진다. 이는 4차 산업시대에서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와도 연결된다.



"오늘부터 너희 셋은 한 방을 쓴다!"

스컹크 교도관의 말이다. 한 달 전, 같은 날 감옥에 거짓말쟁이 삼인방이 들어왔다. 바로 피노키오, 양치기 소년, 욕심쟁이 나무꾼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거짓말쟁이들은 감옥을 탈출할 궁리를 한다. 하지만 그들의 죄목이 '거짓말' 인만큼, 서로 믿고 정보를 공유하며 탈출 계획을 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이들이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이 책을 읽어본 이들만이 알 수 있다.



이들은 거짓말을 해서 감옥에 들어왔지만 뭔가 억울해 보인다. 예를 들어 나무꾼은 '금도끼, 은도끼는커녕 원래 자신의 쇠도끼마저 빼앗겼다.'고 말했고 양치기 소년은 '심심해서 거짓말 몇 번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오히려 <장화 신은 고양이>의 고양이야말로 '거짓말로 팔자 피었으니 벌을 받아야 마땅한 게 아니겠나' 하는 게 그들의 논리다. 이어 감옥에서 만난 놀부 역시 '나야말로 배고프다는 동생을 매몰차게 내쫓아 끌려왔는데 언제까지 형이 동생을 챙겨야 하냐.'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이에 "근거 있는 거짓말"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게 되는데 나 역시 초등 2학년인 아이와 함께 작은 토론을 했다.


엄마: 이유 있는 거짓말은 괜찮다고 생각하니?

초2: 때에 따라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있지. 내 생명이 위태한 상황에서는 살기 위해 거짓말 할 수 있어.

엄마: 그럼 <장화 신은 고양이>의 고양이가 한 거짓말은 정당해?

초2: 죄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어.

엄마: 기준이 뭐야?

초2: 딱한 사정이면 괜찮아.

엄마: 그럼 '나는 사정이 있으니까.'라는 말로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초2: 서로 싸우겠지. 몸으로 싸우고 말로 싸우고!



평소에 책이나 동화책, 성경책을 읽다가 의문이나 토론거리를 발견하면 가끔 아이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편이다. 이처럼 자연스레 토론이 오가는 경우도 있으나, 그게 어려워 사교육을 이용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책은 만화 컷을 시작으로, 글밥 많은 동화, 철학 특강 및 해설이 첨부되어 있어 아이들이 스스로 읽고 생각하며 사고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은 후 부모가 질문 하나를 던져 아이가 몸소 얻은 것을 끄집어내는데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무슨 내용이 있어?"라는 폐쇄형 질문으로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닫지 말고, "피노키오가 감옥에 가서 억울해 하네,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개방형 질문으로 아이의 인문학적 상상력, 철학적 사고력, 과학기술 창조력, 문제 해결력을 확장시켜 보자.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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