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읽.걷.쓰 한다’는 표어에서 알 수 있듯, 읽고 걷고 쓰는 활동을 통해 인천광역시 도성훈 교육감은 인천시민의 10%를 작가가 되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준하여 인천은 도서관, 교육청, 학교 알림장 등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나는 3가지 활동에 참여했고 그 결과물은 아래와 같다.
"밤샘 책만들기(공동작업, 에세이집)"
한동안 도서관마다 날짜를 달리하여 ‘밤샘 책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모임 시간이 저녁 8시~새벽이라 처음엔 다소 당황했으나, 글쓰기에 진심인 이상 꼭 참여하고 싶었다. 비록 출판사에서 제안받은 책은 아닐지언정, 인천광역시에서 진행하는 책쓰기 행사에 참여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본의 아니게 표지모델(?)이 되기도 한, 기념이 될 나의 책 1호다.
"그대들, 어떻게 읽을 것인가(공동작업, 서평집)"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한 장 서평 공모전’, 초등학교 알림장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앞서 말한 ‘밤샘 책만들기’는 참여시 무조건 출판으로 이어지지만, ‘한장 서평 공모전’은 참가한 학부모들 중 당선된 이들의 글만 실린다. 기대반, 포기하는 마음 반으로 발표일이 되길 기다렸다. 드디어 문자가 왔다.
[한장서평공모전]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장서평공모전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학부모 글바시 심화과정 2기 대상자로 선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24년에 실시될 학부모 글바시 아카데미에 꼭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일정 및 과정안내는 추후 인천광역시교육청에서 발송되는 E가정통신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천광역시교육청 학교마을협력과 학부모지원팀-
문자에서 알 수 있듯 2024년에 심화과정 대상자로 선정되어 글바시라고 하는 아카데미에 참석할 예정이다.
"인천 읽기 그림책(그림작가로 활동한 동화책 3권)"
미해독(글자를 읽고도 해석할 능력이 없음) 어린이를 대상으로 제작했다. 동화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면서, ‘그림책 작업도 어려운데 한 권의 글책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뼈를 깎는 고통이 있을까?’는 생각을 했다. 글의 내용을 그림으로 구상해내는 창작의 과정은 마치 ‘내 머리에 쥐가 나는데 그 위에 망치질을 할 정도로 괴로운 시간’ 이었다. 그림을 완성한 후에는, 혹시 덜 표현된 부분은 없는지 잘못 표현된 부분은 없는지, 수정작업을 반복했다(권 당 13쪽 분량의 그림책은 각각 3일밤을 꼬박 샌 이력도 있다). 이 같은 과정으로 마침내 3권의 책이 탄생했다. 이 책은 교육청을 통해 필요한 학생들이 받아볼 수 있다.
위 책은 모두 비매품이다. 저자로 등록된 게 4권이다. 이에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인천시에서 애초에 의도가, 작가 문턱을 낮추는데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모든 활동이 진행되어 작가들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밤샘 원고 작업, 탈고, 출간, 출판기념회 등 모든 순서를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오히려 인천시민들 문화수준을 상승시키는데 그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경험이 없던 이들에겐 특별한 경험을, 글쓰기에 꿈이 있는 이들에게는 그 꿈을 실현하는데 동기부여를 주듯이 말이다.
세번이나 되는 출판기념회를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이 사진은 지인께 얻은 사진, 눈으로 대리만족해야지♡
나는 브런치에서 ‘도서분야 크리에이터’이다. 내 관심분야이기도 하고, 브런치에서 내게 부여한 타이틀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글쓰기와 도서리뷰 활동을 이어가고 싶지만 지금은 잠시 쉬어가는 중이다.
전태일은 ‘아버지의 장례식 후 바보회를 결성해 노동조합으로 발전시키는 일을 하며, 이는 잠시도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내가 ‘쉬어간다’고 표현했지만, 사실 책과 관련된 글쓰기는 잠시도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이를 빼놓고 사는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는 것마냥,그림묵상 혹은 에세이를 가끔이라도 쓴다. 내 안에 여전히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있다. 때가 되어 책과 글쓰기에 파묻혀 살 그 날을꿈 꿔 본다. 더불어, 문화행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해준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