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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Jo Sep 03. 2021

'공기와 바람'으로 보는 세상

다음 전시를 위한 구상



지난 3월 가진 *세 번째 개인전을 통해, 이제껏 삶 속에서 영위해 온 공간들과 개인의 심리적 변화가 반영된 ‘내면의 풍경’ 시리즈를 선보였다. 내가 보고 느끼는 모든 대상의 본질을 더욱 깊이 탐구하기를 원했기에, 푸코가 말하는 ‘바깥과 실존’,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실체와 실제의 가치’에 관하여 다시금 곱씹어 보았다. 결국 어떠한 대상의 완전무결한 실체 그대로를 언어나 예술로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세상 모든 물체를 구성하며 1초 동안에도 수없이 움직이는 원자를, 같은 1초 동안에 다른 한 편에서 수없이 변하는 감정과 내면의 성질들을, 나는 두 눈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물리학적으로나 형이상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하더라도, 직관과 통찰로 순간 깨달은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한 몸부림의 궤적은 인류가 직관과 통찰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의미로든 값진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상승기류 Ascending Air_Acrylic on canvas_162.2×130.3cm_2021 (100호)



순간순간 미세하게 변화하며 온도를 유지하는 공기와 순식간에 대지를 횡단하는 바람은 분명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움직임’의 여부에 따라 달리 기능하며 때로 전혀 상관없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루 동안 머물고 스쳐 가기를 반복하는 우리의 감정과 생각들, 혹은 감정이나 생각이라 정의되기도 전에 마음속을 관통하는 찰나의 부스러기들은 지구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공기와도, 또한 지구 곳곳을 누비는 바람과도 같다.


2021년 하반기 동안 내가 집중하고 있는 소재는 바로 이 ‘공기’와 ‘바람’이다. 한 사람의 내면, 나아가 이 세상과 시대에 어떠한 흐름이 존재한다면, 이것들의 실체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가 공기와 바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The Era of Wind 2021, Art and Music by Joy Jo, 15 sec, 2021



캔버스에 표현된 ‘상승 기류’와 ‘The Era of Wind’는 관객들로 하여금 개인의 인생 곡선을 반추하거나 새로운 시대를 사유할 공간을 내어 준다. 회화 작업을 하면서 음악적인 영감이 함께 떠오를 때는 해당 작품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 영상화하고 있는데, 이는 ‘공기’와 ‘바람’을 보다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공간감을 웅장하게   있는 대형 회화 작품과 더불어, 조도의 마법에 기대어   있는 디지털 영상 작품을 디지털 캔버스를 활용하여 선보인다면 더욱 다채로운 전시를 관객들에게 제공할  있을 것이다.


     





*세 번째 개인전 ‘내면의 풍경 - The Mindscape’ 전시 서문 참조 - https://brunch.co.kr/@joyjo/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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