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다큐 4] 2022년 3월 24일 발행글
내려다보이는 조그마한 사람들의 문제가 커도 너무 크다. 문제 해결을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이 너무도 요원하기에 이 작품 역시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말고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본문 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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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나의 집은 어디인가>(Lead me home)는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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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서울, 이곳이라고 노숙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주변에서 집이 없어 길 위의 삶을 선택해야만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서울역이나 광화문 일대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이들의 모습을 오래 봐오기는 했지만 그것이 나와 밀접한 문제라고 생각해 본 일도 없었다. 무료 급식이나 쉼터와 같은 공공 문제에 대한 일도 마찬가지다. 그 일을 업으로 삼아 사회 공헌을 지속적으로 해내는 이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 일에 직접 뛰어들어야겠다고 생각해 본 일이 없는 것은 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조차 가져본 적 없었다.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보통의 사람에게 사회 문제란 직접 피부로 느끼기 전까지는 실재적인 문제라고 여겨지기 어렵다. 대부분은 자신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느끼고, 자신이 문제라고 느끼지 못하는 부분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못한다.
실제로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직접 느끼지 못하는 문제가 실제로도 사회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면 말이다. 나 자신은 간신히 피할 수 있었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못한 문제들이 사회에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집을 구하지 못하고 길거리에 내몰린 노숙인의 문제도 그중 하나다. 더 나아가 이 문제는 전 세계 여러 나라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일자리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주변 지역의 인구를 흡수하며 성장한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의 경우에는 더 심하다.
넷플릭스의 단편 다큐멘터리인 이 작품 <나의 집은 어디인가>(Lead me home)는 미 서부를 대표하는 도시라 할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지역에서 지난 5년간 (작품이 완성되고 출품되기 시작한 2021년을 기준으로) 비상사태로까지 선포된 바 있는 노숙 문제에 대해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홍수나 화재와 같은 자연재해가 아닌 문제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 실제로 2015년 비상사태 선포 당시 시애틀에서만 2,800여 명이 보호소 없이 거리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와 포틀랜드, 오리건과 하와이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시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노숙 문제에 대한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으니, 이후 이와 같은 다큐멘터리가 제작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기간 동안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길에서 이를 닦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이 다큐멘터리는 시작된다. 길 위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남자의 뒤로는 따뜻한 건물 안에서 저마다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교차되어 비친다. 크고 단단해 보이는 중형 자동차와 남자의 초라한 자전거도 번갈아 비치며 비교를 당하고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보이는 도시의 스카이라인 다음으로는 도시의 작은 부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해어진 텐트들의 모습이 배치된다. 남자와 같은 홈리스들에게 강요되는 주거 환경을 극대화하여 보여주기 위함이다. 건물 외벽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나뉘게 되는 두 존재의 서로 다른 삶의 모습이 너무나 극명하게 대비된다.
대지의 좁은 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쌓아 올린 높은 건물들을 뒤로하고 취약성 평가 인터뷰를 받는 홈리스들의 모습이 이어진다. 그들은 저마다의 사정과 이유로 길 위에 놓이게 되었음을 이야기하는데, 여기에는 9/11 사건과 같은 재난,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주거 비용, 구직의 실패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서부터 신체적인 장애, 약물 문제, 심리적 혹은 정신적 문제, 가정 문제와 같은 개인적 문제까지 다양한 이유들이 포함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청소년기부터 길 위에서 사는 일이 일상처럼 받아들여졌기에 현재의 상황에 대한 개선 의지가 전혀 없는 경우도 있었다.
(하략)
[전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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