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먹고합시다 Apr 10. 2018

무수분 카레 드셔보셨나요?

카레는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며, 쉽게 만들어지는 요리가 아니다.

순한 맛 매콤한 맛 인도에도 없는 이 맛 타지마할
찍어 먹고 비벼 먹고 그릇까지 핥아먹자 나마스테
아아 남녀노소 개나 소나 반해버린 이 맛은
-노라조, 카레 



세상에는 카레가 너무 많다.


초등학교 적 부터 급식으로 만난 카레, 엄마가 해주는 카레, 아빠가 해주는 카레, 친구 집에서 먹은 카레, 일본에서 먹은 카레, 인도 요리점에서 먹은 카레, 그리고 제일 많이 먹는 3분 카레.


그만큼 맛도 많다.
그리고 많은 나라가 있다.


카레의 어원은 curry. 한국 국어원에서는 카레와 커리 중 한국 발음기호로 커리는 틀린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카레라고 말하는 이 카레가 한국에 오기까지, 발상지인 인도에서, 동인도 회사를 세웠던 영국으로 건너가 근대화가 들어오며 일본이 발 빠르게 흡수/변형했다. 그렇게 우리는 먼나라 이웃나라인 일본식 카레를 전파받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의 카레는 원조인 커리와 달리 일본의 카레와 같다. 아니 비슷하다.


고딩일때부터 남포동에 위치한 수많은 카레 집에서 카레에 대한 다양한 맛과 깊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인도식 커리 ‘인도 가는 길’도 남포동에는 예부터 자리 잡고 있었기에 운 좋게도 별 노력 없이도, 그 시절엔 찾기 어려운 인도 커리를 현지의 맛으로 먹어볼 수 있었다.



한국 사람의 대부분은 이것으로 카레에 입성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입맛에는 한국의 카레, 일본의 카레가 아주 딱 이라고 판단 내렸다.


급식에 나오는 음식에 대해서는 불호가 생기면서도, 12년의 교육과정 속 만났던 카레는 여전히 좋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 또한 카레에는 쉽게 불호를 못 내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카레는 쉽게 먹어지면서도 영양가가 많으며, 한 끼 대충 때우기에도 딱 좋은 음.식.이다.


인도의 커리는 여섯가지로 나뉘지만, 카레는 세 가지로 나뉜다.


묽은 카레와 국물카레 그리고 뻑뻑한 카레.


묽은 카레는 흔히 급식에서 볼 수 있는 다인多人전용으로 카레 가루 대신 녹말과 소금을 많이 사용한 카레다. 이것은 국물카레라고 할 수 없는 것이, 홋카이도 지방의 특색인 육수를 우려내어 큼직큼직 건더기도 듬뿍 들어있는 국물 카레에 대한 모욕이다! 그리고 우유나 크림을 넣거나 카레가루를 듬뿍 넣어나, 나처럼 무수분으로 만들면 완성되는 뻑뻑한 카레가 있다.


우려먹고 우려먹는 곰탕과 같이, 집 비우게 될 때 놓고 가는 요리의 대명사인 카레.


다들 카레에 대한 착각을 한 두 가지 씩 가지고 있다.


하루는 좋지만, 계속 먹으면 질린다-
카레는 쉽게 만들어지는 요리다-


나는 위 말에 반대한다. 카레는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며, 쉽게 만들어지는 요리가 아니다. 특히 지금 말하는 무수분 카레는 더더욱이 쉽게 만들 수 없는 요리다.



뻑뻑한 카레    


재료는 원하는 무엇을 넣어도 좋다. 내가 만드는 카레에 필수로 들어가는 재료들은 사과와 토마토다. 그리고 고기는 넣지 않는다. 샤브샤브 외에 젖은 고기는 용납할 수 없다. 그 대신 감자를 큼지막하게 썰고 버섯을 넣는다.


재료 : 방울토마토_냄비 바닥을 가득 채울 정도로, 사과_한 알, 양파_주먹만 한 거 하나, 감자_알 큰 거루 한 개 반, 양송이버섯_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마늘 다진 것_1 밥숟갈, 카레가루_4인분용 한 봉


방울토마토는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겨준다.

양파와 사과를 버터로 카라멜 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약불에 놓고 뚜껑을 덮고 기다린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인내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는 참을성이 필요하다.


이 순간을 놓치면 감자가 설익게 된다. 감자는 거의 찌는 식으로 요리한다.


이 순간을 잘못하면 냄비 바닥이 타게 된다. 무조건 약불. 냄비 바닥의 그을음마냥 등짝에 손자국을 남기기 싶지 않다면 잘 기억하자. 무조건 약불.


보글보글 소리가 들리면 냄비뚜껑을 열어보자. 찌듯이 증기 된 김이 올라오며, 아마 양파와 사과의 비주얼에 놀라겠지. 놀라지말고 바닥을 저어본다. 토마토가 으게 지고 물이 생겨있을 것이다. 그럼 양파와 사과를 아래로 가게 해준 다음 또 약불에서 지켜본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감자를 찔러본다. 감자가 젓가락을 무사히 통과하면 카레를 넣어도 좋을 시점이다. 사실 물은 많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도 신기 하지 않는가? 물이 생긴다.


카레 가루를 넣어주고 휘젓는다. 계속 휘저어야 한다. 카레는 쉬운 요리가 아니다.


계속 약불에서 저어주다 카레가 보글보글 거품을 올리면 이제 먹어도 좋다는 신호다.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인다.

수란까지 완벽하게 올라가면,
이제 먹어도 좋다.  




★박재은 표 무수분 토마토 카레★




+ 카레는 질리지 않는다.   


카레가 맛있는 때는, 하루 숙성된 때이다.
그리고 카레는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서 절대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 잘만 먹는다면 말이다!

요리 이후 하루가 지난 카레를 색다르게 먹는 방법을 제시한다.  


하루가 지난 박재은표 무수분 뻑뻑 토마토 카레에다가 우유를 넣어준다. 물이 아닌 우유를 넣어주면 더욱 고소하고, 깊고,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  


이번에는 밥이 아닌, 또띠아와 함께 먹기로 했다. 왜 그래요, 다들 집에 굴러다니는 또띠아 하나 쯤은 있잖아요. 또띠아는 그냥 먹을 경우 밀가루 맛이 강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버터로 달군 팬에 앞뒤로 구워준다.  


버터를 사용하지 않고 구워도 맛있다. 아무튼, 버터는 맛에 전지전능하기에 버터를 이용해 구웠다.



하루 지난 카레의 색다른 변신


카레는 인도의 커리 식으로 작은 공기에 담에 또띠아를 난으로 삼아 찍어 먹는다. 찍어 먹다 질릴 경우 스프의 크루통마냥 잘게 뜯어넣고 포크로 건져 먹어도 맛있다.


이외에도 토마토를 넣은 카레는 피자 소스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띠아에 카레를 잘 펴 발라 준 후,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 치즈를 뿌려준 후 오븐에 돌리면 간단한 피자가 완성된다.


내가 만든 카레는 토마토가 주 베이스로 들어가 아주 시큼하다. 시큼한걸 싫어한다면, 양파를 많이 넣어 수분을 대체해도 좋다. 하지만 다들 카레에 토마토를 하나라도 넣어보길 권한다. 그것만으로도 풍미가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꼭!!.


아마 나 말고 다른 누군가도 카레에 대한 글을 쓸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사람도, 자신이 해오던 카레와는 달라서 맛이 궁금해질지도 모른다. 이처럼 카레는 많은 재료와 다양한 방법을 가진- 집집마다, 저마다의 전통이라고 생각해도 재밌다.  그렇기에 나는 영양소도 좋고, 함께 만들기도 좋고, 함께 먹기도 좋고, 다양하게 즐기면서 먹기에도 풍부한 완벽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입맛만큼이나, 취향 만큼이나 자신만의 요리를 가질 수 있는 게 카레이다. 다들 자신만의 카레를 찾아가길 바란다.




글쓴이 : 박재은 (판지오 마케터 / 디자이너)







카레 살고 카레 (맛있어서) 죽는다!


카레에는 신선한 채소가 들어가야죠!

먹고합시다 건강한 채소

http://www.joyofeaters.com/shop/mall/prdt/prdt_list.php?pcate=048021


힘들때 먹는 건 육류, 카레에 넣는 것도 육류다!

고기 넣은 카레도 맛있거등요!

http://www.joyofeaters.com/shop/mall/prdt/prdt_list.php?pcate=04801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