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조이 Dec 19. 2020

"비건이 샐러드를 안 좋아한다고요?"

직장에서 비건으로 산다는 것

사람들은 흔히 채식을 한다고 하면 샐러드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같이 밥을 먹어야 할 경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가 샐러드인 것 같다. 마치 채식하면 풀, 채식과 풀이 동의어인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일까? 직장에서 비건임을 고백한 이후 사람들이 자꾸 샐러드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스윗밸런스, 샐러디 등 전문샐러드점에 말이다. 그럴때마다 당혹스럽다. 


사람들마다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있고, 입맛이 다르듯 비건도 그렇다. 나는 비건이지만 샐러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비건식을 하기 전에도 비싸기만 하고, 배부르지 않은 샐러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뷔페에 가면 에피타이저로 한 접시 먹는 정도? 가끔 건강을 생각해 먹고, 고기가 느끼해서 입가심으로 먹는 정도였다. 비건이 되었다고 해서 입맛이 바뀌는 건 아니다. 여전히 햄버거와 피자를 사랑하고, 빵과 라면을 좋아한다. 여전히 요리보다 조리를 선호하는 바쁜 현대 직장인이다. 


처음에는 거절할 수 없어 같이 샐러드를 먹으러 갔다. 그런데 웬걸? 샐러드가 웬만한 밥 한끼보다 더 비쌌다. 웰빙과 건강식도 좋지만 싼 게 더 좋은 가난한 자취생에게는 살벌한 가격이었다. 또 샐러드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돕는 드레싱이 논비건 뿐이었다. 결국 드레싱을 포기하고 날 것 그대로 먹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침을 먹지 않는 나는 점심에 든든하게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다 섭취해야 하는데 섬유질만 섭취하다보니 저녁도 되기 전에 배가 고파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침을 건너뛰고 하루에 두 끼 먹는 자취생이 든든히 먹어야 할 점심에 샐러드를 먹는 건 영양적으로나, 멘탈적으로 무척이나 가혹한 일이다.


ㅂ....브로콜리는 좋아합니다...


채소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비건식을 할 수 있냐고? 답은 예스. 당연히 할 수 있다. 햄버거가 먹고 싶으면 대체육이 들어간 롯데리아의 스위트어썸버거와 스타일비건 등의 비건 햄버거(이 버거 끝내준다!!)집의 버거를 먹고, 샌드위치가 먹고 싶으면 서브웨이의 얼터밋샌드위치를 먹으면 된다. (치즈 빼고, 비건 빵과 비건 소스를 선택하면 비건) 피자가 먹고 싶으면 피자존스의 가든스페셜 피자나 비건 레스토랑에서 비건 피자를 먹으면 된다. (치즈 빼고, 비건토핑을 추가하면 비건)라면, 탕수육, 짜장면, 닭강정, 너겟, 함박스테이크도 다 비건제품이 있다. 


물론 채소를 좋아하고, 즐겨먹는 비건도 있을 것이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정크 비건 또한 존재한다. 그러니 비건은 다 샐러드를 좋아할 거란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함께 맛있는 정크 비건의 세계로 떠나보자. 생각보다 맛있는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