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임시라는 말의 무게
그렇게, 잠시 머물다 떠날 줄 알았던 작은 생명은
하루, 이틀...
조용히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아빠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내셨다.
"형편이 안 되면 누구 줘버려라.
너희 사정에 강아지 키우는 건 무리야."
그 말이
얼마나 현실적인 걱정에서 비롯된 건지
우리는 잘 알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낡은 빌라.
넉넉지 않은 평수.
지금은 작은 품에 안겨있지만,
곧 훌쩍 자라날 중형견 진도 믹스라고 했다.
활동량도 많고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할 아이였다.
우리는 알고 있었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이
단순한 애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지금 당장 키우기로 결정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내칠 수도 없었다.
결국 내린 결론은
좋은 입양처를 찾아보기로 하는 것.
그전까지는
우리가 책임지고 돌보는 것.
그렇게 우리는
‘임시 보호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 ‘임시’라는 말에
조금씩 마음이 눌리기 시작했다.
품에 안긴 아이를 볼 때마다,
'머물까, 떠나보낼까'
그 짧은 물음이 자꾸만 내 마음을 오래 흔들었다.
아이가 밥을 잘 먹고,
낮잠을 자고,
조용히 꼬리를 흔들며 품에 안겨들 때면
어느새
우리도 모르게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반려견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예방접종은 꼭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작은 강아지를 조심스레 품에 안고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를 살피며 말했다.
"아직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것 같아요.
면역력이 약하니, 당분간은 땅에 절대 내려놓지 마시고
답답해하면 품에 안고 바람이라도 쐬게 해 주세요."
그 말을 들은 우리는
집의 구조부터 떠올렸다.
아파트형 베란다도 없고,
작은 창이 하나 있는 집.
그 창가에 아이를 앉히고
조용히 세상을 보여줬다.
창밖의 나무,
지나가는 사람들,
햇살 한 줌,
바람 한 조각.
아이의 눈동자는
세상을 담느라 바빴고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숨 막히던 하루에
잠깐의 숨구멍을 냈다.
그리고 저녁마다
우리는 아이를 품에 안고
3층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갔다.
"작은 품속 산책.
그건 이 아이가 세상을 만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일도 해야 했고,
아이에게 드는 비용도 부담이었다.
첫 예방접종만 해도
우리 형편에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입양처를 찾아보며,
더 좋은 환경과 넓은 품을 가진 누군가가
이 아이를 품어주길 바랐다.
그런데 그 무렵부터,
‘보내고 싶다’는 다짐보다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씩,
더 자주,
고개를 들었다.
그 마음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묻고 있었다.
"정말 이 아이에게 필요한 건 좋은 곳일까, 좋은 사람일까."
아마도, 그 작은 마음이 우리에게 묻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여기에 머물러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