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캠핑체험
2017년 5월 골든위크 연휴기간, 내 생애 첫 캠핑을 경험하였다. 당시 친하게 진했던 일본인 언니의 지인들과 함께 했던 캠핑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이 날 역시 날씨가 참 맑아 그토록 보고싶었던 후지산 절경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캠핑하면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했다. 텐트도 치고, 바베큐도 먹고, 호수에서 보트도 타고, 모닥불 피워 놓고 마시멜로우를 구워먹으며 맥주 한 잔까지! 다시 꺼내본 5년 전 그 날의 기억.
일본인 친구와 언니 지인들과 함께 1박 2일로 후지산 야마나시 근처에 있는 캠핑장에 다녀왔다. 사실 캠핑 자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캠핑’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게다가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하는 캠핑이라 더욱 기대되었다. 아침 5시에 캠핑장으로 출발했다. 연휴였기 때문에 길이 조금 막혔는데, 약 3시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캠핑장 근처 AEON 마트에서 1박동안 먹을 음식들과 마실 것들을 샀다. 총 10명정도 되는 인원이었기 때문에 꽤나 많은 양의 음식들과 마실 것들을 샀다. 나와 언니를 제외한 다른 인원들은 모두 캠핑에 일가견이 있는, 캠핑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캠핑 장비들도 문제없이 다 준비되어있었고 캠핑장 도착하여 텐트를 칠 때까지 큰 어려움 없이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싶었는데 괜히 방해만 될까봐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함께 설치를 도왔던 것 같다.
캠핑장은 정면에 후지산 머리가 살짝 보이고 그 앞에 야마가타 호수가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도착하니 약 12시경이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휴식과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다들 개인이 소유한 텐트와 각종 캠핑 장비들이 즐비해 있었는데 그 광경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낭만적이고 아름다워 보였다. 시각적인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웃음소리, 밥짓는 냄새, 고기굽는 소리, 달그락 거리며 그릇 씻는 소리, 타탁 타탁 거리며 장작 타는 소리 등 시각/청각/후각이 모두 자연 속에서 어우러져 그 나름의 조화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래서 캠핑을 하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우리도 고기를 굽고, 밥을 짓고 미리 준비해 둔 곱창나베 등을 끓여먹으며 여유를 즐겼다. 밖에서 먹는 고기라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음악을 틀고 같이 부르면서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은 매 년 함께 캠핑을 간다고 하였는데 이런 자리에 초대해 준 것에 감사하기도 했고 혼자 한국인이라 초반에 다소 어색했었지만 편하게 대해주고 친근하게 대해 준 그들 덕분에 나 역시 금방 그 무리 속에 동화되어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 사실 일본어를 100% 다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중간 중간 그들 대화를 이해 못할 때도 있고 커뮤니케이션 시 다소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나의 현재 일본어 수준에 대해 새삼 다시 한번 공부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고 보다 더 캐쥬얼한 상황 속에서 일본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다시 한 번 할 수 있었다. 물론 대화가 100% 통하진 않았어도 대화와 무관하게 즐거움은 굉장히 컸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비록 만 하루동안 체험한 캠핑에서의 '묘미'는 결국 자연 속에서 한적함과 유유자적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있었던 것 아닐까 싶었다. 텐트를 치고 난 이후 사실 캠핑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많이 없었다. 점심을 먹고나면 또 바로 저녁 먹을 준비를 한다. 먹고 떠들고 웃고 얘기하는 것 외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가벼운 조깅이나 운동정도, 그리고 호수에서 보트를 타는 것. 불멍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