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부모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물론, 누가 잘 살고 못 살고를 알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교생활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여주진 않는다. 그런데 대학생이 되면 갑자기 부모님 차이가 첫 번째로 확 드러나기 시작한다. 비싼 등록금에, 지방에서 서울로 오면 높은 거주비에... 그런 것을 척척 해결해 주는 가정의 대학생활은 공부에 전념할 수 있고, 캠퍼스 낭만을 즐기기 좋지만, 학자금을 대출로 해야 하고 주거비가 감당이 안되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생활이 참 피곤하다.
그렇게 살다 보면 피곤한 삶도 익숙해져 무뎌지다가 결혼할 때 또 두 번째 부모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신혼집을 전세라도 턱 해줄 수 있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결혼 생활 안정화 정도는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부모님 차이는 40대나 50대에 찾아온다. 형제 수가 많아야 2~3인 것이 요즘 40대이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세대이니.. 한창 자녀교육에 돈이 많이 들어가 팍팍한 살림살이이긴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 집이 또 상속이 되어 부가 이전이 된 사람과 부모님 노후도 책임지면서 자녀 교육을 열심히 시키느라 아직 집조차 마련이 안된 상황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평등이랍시고 공부완 다른 분야로 가야 할 사람까지 다 대학생을 만들어 주는 제도가 좋은 제도가 아니라, 꼭 갈 사람이 진학하고, 게으른 사람은 졸업이 아주 어렵되 나라 입장에선 미래 투자이므로 돈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지원을 해주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또 왜 싱가포르처럼 "땅이 좁기에 모든 국민이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철학을 지닌 HDB 같은 정책을 만들어내지 못하는가? 관공서나 동사무소, 공공기관 건물은 초고층으로 짓되 저층만 사용하고 그 위는 다 젊은 신혼부부들의 아파트가 되는 그런 혁신은 왜 이야기도 꺼내지 못하는가..
어느 정부든 상당수의 고위 공직자들 마저도 다 강남에 살아 부동산으로 부를 형성하고, 정부가 옮겨간 세종시마저 전국 최고의 집값 상승률을 만들어 부가 이익을 누리는, 정책 입안 당사자들조차도 부동산을 투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닐까?
오늘도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난 나로서는 3번의 부모님 차이를 어떻게든 극복해보고 싶은 그들에게 마땅히 해줄 말이 없어 참 가슴 아프다. 그래서 불쌍한 젊은이들 내세워 자기들 정치적 가치관 실현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경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