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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하는 사람 Mar 27. 2023

39세, 남자사람 이야기

ch2. 떠나보내다


#1. 권고사직, 떠나보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은 인간관계다

모든 인간관계 중 나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떠나보내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렇게 가깝지 않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이, 누군가와 멀어지는 일이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


근무일수를 조금 축소해서라도 모든 직원과 함께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욕심이라는걸 잘 알고 있었다. 거의 대다수의 직원은 떠나기로 결정했고 오늘, 나보다도 먼저 이 회사에 창립멤버로 있던 직원을 떠나보냈다


매일 보던 사람이 내일부터 모르는 사람으로 낯설어지는 이 상황이 낯설고 불편하다

마지막 인사로 직원이 좋아하던 음식을 사주고, 앞으로 어딜 가도 잘될거라는 진심이지만 뻔한 인사도 나눴다

오늘은 참 많이 추운 날이다. 여러가지,



#2. 과거, 떠나보내다


계속 과거를 곱씹는 일이 많다. 십년 전 그때도 있지만 당장에 오늘 점심때 이렇게 말했더라면 등의 아주 

가까운 과거도 자주 곱씹게 된다


과거를 회상하면 대부분은 후회와 미련이다. 떠나보내야 할 것을 떠나보내지 못한다

바뀌지 못할 것을 바뀌는 망상을 한다. 

그 망상 끝에 찾아오는 허무함이 두렵고 힘들다 


이젠 떠나보내야 한다. 과거의 나와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과거는 과하게 미화되거나 과하게 추악해진다

해야 할일을 하지 않고 괜히 책상 정리를 하는 거 마냥 현실을 잊고 해야할 일을 잊는 도피처가 된다

우리는 매 순간 과거이면서 동시에 현재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기억하고 곱씹어 보는 과거가 아닌 체험되는 과거를 살아야한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조차 이미 과거지만, 이는 체험 할 수 있는 과거다.


이제 더이상 미련과 아쉬움과 미화되는 과거속으로 회피하지 않고, 이 순간에도 과거로 사라져버리는 현재를 충실하게 체험해보려 한다. 


오늘은 매일 걷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퇴근해야겠다. 

익숙하지만 낯선 길을 체험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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