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닫지 않는다

어린 詩 3

by 신정애

들락날락 들락날락.

아이들은 문을 닫지 않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문을 닫지 않는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해맑은 얼굴로 직진한다.

등 뒤의 열린 문 따위는 없다.


나는 열린 그 문이 신경 쓰인다.

에너지 절약해야지 닫아라

우리 반 소리가 다른 반에 방해되니까 닫아야지.

드나들 땐 꼭 문을 닫는 거야 -

다 잔소리일 뿐이다.

아무리 말해도 문은 닫히지 않는다는 걸 안다

알면서도 또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찬바람이 쌩쌩 들어와도

더운 기운이 훅훅 들어와도

문 옆에 앉은 아이조차도 열린 문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다.

아직도 꼬리가 들어오고 있는 중이냐는 핀잔을 들어도

와르르 웃기만 한다.

1초도 안 되어 내 말은 바로 공기 중으로 사라져 버린다.


답답한 내가 슬쩍 일어서서 문을 닫고 자리에 앉는 동안

곧바로 또

누군가 나가거나 들어오고 문은 열려있다.

나갈 때까지 그 문이 가로막힌 게 문제가 될 뿐, 열고 나가는 순간 끝이다.

뒷 꼭지에다 문 닫고 가- 소리 할 땐 이미 늦었다.


희한하다.

진짜 아이들에게는 안 보이는 꼬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직 남까지 생각할 줄 모르는 꼬리 ㅋㅋ

점점 꼬리가 짧아지면서 어른이 되는 걸까?

꼬리를 챙겨서 숨길 줄 알게 되면 어른이 되는 걸까?


자기 생각으로만 찰랑대는 투명하고 이기적인 생명체.

한 가지로 만 향하는 걱정이 없는 행동은 독선적 자유로움이다.

꼬리가 그대로 다 보여서 귀엽다.


수업시간, 자기 자리에 꼼짝없이 앉고 나서 누구야 문 닫아라.

문가까이 앉은 아이가 일어서서 문 닫는다.

그때, 교실은 잠시 닫힌 공간이 된다.

하지만 금방 화장실 가는 놈이 열어두고 가버린다.

돌아오면서 문을 닫겠지 기대하면 안 된다.

문에 대한 생각은 아이들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쉬는 시간 종이 치면

못 들어오게, 못 나가게 문을 닫고 밀고, 도망가고 따라가고

아이들은 벌집 앞의 일벌들처럼 문을 사이에 두고

잉잉대고 붕붕 대고 깔깔 대고 난리도 아니다.

문은 놀이터가 된다.

수업 시간이 시작되고도 문은 열린채 오히려 당당하다.

숨을 확확 내쉬고 들이 쉬고 있다.

그 누구도 그것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

나만 문에 눈이 자꾸 간다.

문을 문이라고 생각하는 나만 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