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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애 Sep 14. 2024

프롤로그

죽은 나무와 산나무 프롤로그

퍼펙트 데이즈라는 일본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큰 나무 아래 씨앗이 떨어져 자란 어린 나무를 집으로 가져와 화분에 옮겨 심고 정성껏 기른다. 절로 미소가 나왔다.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사람들은 다 비슷한 마음인가 보다 싶었다.


어릴 땐 온천지가 다 풀이고 나무인 촌에서 자라서 나와 식물을 따로 구별해서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당연히 나무와 풀은  원래 존재해 있는 것이었다. 도시로 나와 살면서도 식물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냥 보는 것까지만, 내가 기르는 것은 귀찮고 싫었다. 그러던 내가 집에 화분이 하나 둘 늘어나고 식물 기르기에 애정을 쏟고 있다. 나이가 든 거지. 그렇다고 온 정성을 다하지도 못한다. 게으른 식물 집사다. 어떨 땐 내가 식물을 학대한다고도 생각된다.  


내게 와서 고생한 식물들에게, 살아 있는 동안 온몸으로 우리를 응원하고 기쁨을 주고, 죽어서도 새롭게 다시 쓰여 더 깊은 인연을 만드는 나무와 풀과 꽃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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